청정수소 기술 장벽 높은데 징검다리 축소해 중소 협력사 위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해 일반수소발전 입찰 물량을 대폭 축소하면서 업계가 생존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정수소로 가는 과도기에 일감을 빠르게 줄이면 이상과 현실의 '불일치'가 심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정치권과 업계에서 제기됐다.
1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김윤덕 장관을 단장으로 한 출장단이 중국 수소 생태계 현장 점검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의 9조원 규모 새만금 수소·인공지능(AI) 기반 첨단산업 거점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반면 기후부는 같은 날 일반수소 개설 규모를 전년 대비 30% 이상 줄인 930GWh(기가와트시)(설비용량 약 125MW(메가와트))로 제한하는 올해 수소발전입찰시장 개설물량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완전 무공해 수소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출처: 기후에너지환경부]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 1조원을 투입해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 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후부와 현대차그룹의 이정표는 같다.
하지만 아직 국내 수소 관련 기업들은 청정수소를 생산할 만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온전히 갖추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생존에 필요한 최소 일반수소 입찰 물량이 200MW는 돼야 한다고 판단한다. 이번 규제가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청정수소 도입 시점을 늦출 수 있는 걸림돌로 지목되는 이유다.
국토부가 대규모 미래 투자를 지원하려 해외 현장까지 찾은 당일 기후부는 국내 부품 협력사들의 수주 기회를 옥죄었다는 점에서 자가당착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기후부는 환경성 평가를 강화해 청정수소 전환을 서두른다는 입장이지만, 기술 시차를 고려하지 않은 조급한 규제라는 지적이 확산 중이다. 국민의힘 김소희·김용태·강명구 의원은 전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방적인 일반수소 시장 축소가 국내 생태계를 고사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산업 트렌드와의 디커플링도 뚜렷했다. 미국 거대 데이터 기업 오라클 등은 최근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LNG 기반 연료전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소연료전지를 분산 전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청정수소가 아닌 천연가스 기반 연료전지를 선택한 배경은 청정수소 체제로 곧장 진입하는 기술적 장벽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기후부가 온실가스를 핑계로 국내 일반수소 물량을 125MW로 토막 낸 사이, 미국은 단일 기업이 그 22배에 달하는 물량을 AI 생존을 위한 핵심 분산전원으로 쓸어 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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