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의 핵심인 '데이터 센터' 투자 붐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보험업계의 사실상 표준 규제를 담당하는 기구가 보험사들의 자금이 대거 흘러 들어간 데이터 센터 프로젝트의 신용 위험(크레딧 리스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전미보험감독관협회(NAIC)는 미국 보험사들이 보유한 데이터 센터 투자 자산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이들 프로젝트의 기반이 된 신용등급이 과연 정당한 수준인지 전면적인 심사에 돌입했다.
미국 보험업계는 연방정부가 아닌 주(State) 단위로 규제되지만, NAIC가 수립한 가이드라인은 각 주 정부의 법제화로 직결되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 전역의 보험 자금을 통제하는 권한을 가진다.
NAIC 산하 증권평가국(SVO)은 데이터 센터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크레딧을 검토하기 위해 ▲임차인(테크 기업)의 실질적인 신용도 ▲데이터 센터 장기 임대차 계약 내 '중도 해지 조항(Exit clauses)'의 위험성 ▲시공사의 과거 실적 및 공사 지연·비용 초과(Cost overruns) 발생 가능성 3대 핵심 리스크를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은 최근 미국 내 AI 데이터 센터 건설 붐에 보험사 자금이 기형적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에 목마른 개발사들은 아직 땅도 파지 않은 초기 단계 프로젝트임에도 대형 기관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사설 신용평가사'들을 동원해 손쉽게 투자적격 등급을 받아냈다.
이러한 신용등급 파일링은 보험사들의 자본 건전성 요구 기준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현행 규정상 투자 자산의 품질과 신용등급이 낮게 평가되는 보험사일수록 더 많은 자본 준비금을 의무적으로 쌓아야 한다.
특히 올해 1월부터 NAIC는 자체 분석 결과와 신용등급의 격차가 3단계 이상 벌어질 경우 공공 및 사설 신용등급을 강제로 무효화하고 뒤집을 수 있는 '오버라이드(Override)' 권한을 확보한 상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 Ratings)에 따르면, 현재 미국 생명보험사 고정수익(채권) 포트폴리오의 약 20%는 이처럼 유동성이 극도로 떨어지는 '깜깜이' 사모채권 및 비상장 자산에 묶여 있다.
이 같은 민간 신용(프라이빗 크레딧) 리스크가 수면 위로 가시화되면서 최근 데이터 센터 개발사들의 조달 금리도 수개월 새 빠르게 치솟는 중이다.
연방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달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주 정부 보험감독관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생보사들의 사적 자산 노출도 급증에 대한 규제 대응책을 논의했다.
미국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혁신을 장려하되 리스크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목적에 부합하는 규제'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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