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황에 상향 확실시…고용·물가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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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한국 경제 성장률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 호황이 예상보다 강하게 전개되면서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줄줄이 높아지는 전망치…최고 3.7%까지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할 예정이다.
정부가 연초 제시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0%다. 이후 수출과 반도체 경기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전망치 상향 조정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관심은 정부가 공식 전망치를 '3%대로 제시할 수 있느냐'다.
정책당국은 최근 경기 흐름과 하반기 대외 리스크를 함께 점검하면서 3%대 전망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높여 잡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동 전쟁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보다 0.6%포인트(p) 높은 2.5%로 제시했다.
한국은행도 2.0%에서 2.6%로 0.6%p 올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도 각각 2.6%, 2.5%로 전망치를 상향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수치도 나온다.
JP모건은 올해 한국 성장률을 3.7%로 제시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이례적으로 양호한 교역조건이 국내총소득(GDI)의 무역 상품 구성과 명목 GDP 디플레이터, 광범위한 명목 소득 지표들, 총저축 등을 전례 없는 속도로 늘어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크기는 예상을 훨씬 웃돌았고, 이는 성장 여건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근거가 된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 뱅크오브아메리카(3.1%)와 씨티(3.0%) 등도 우리나라의 3%대 성장을 예상했다.
올해 한국 경제가 3%대 성장률을 기록하면 지난 2021년 4.7% 성장 이후 처음으로 3% 선을 다시 넘어서는 것이다.
◇반도체 수출 호황이 만든 회복세
최근 지표만 놓고 보면 성장률 상향 조정의 근거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8%, 전기 대비 1.8% 증가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살펴보면 광공업이 7.2% 늘었고, 서비스업과 농림어업은 각각 3.2%와 3.5% 증가했다.
지출 측면에서도 민간소비가 2.7%, 설비투자가 4.4% 증가했다.
무엇보다 올해 수출은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5월 수출은 877억5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3.2% 급증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42억8천만달러로 60.7% 늘었다.
총수출 규모와 일평균 수출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169.4%, 컴퓨터가 290.7%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석유제품과 비철금속, 이차전지, 선박, 무선통신 등도 모두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올해 1~5월 누적 수지는 1천19억1천만달러를 달성하며, 기존 연간 최대 흑자 기록마저 넘어섰다.
소비자 심리지표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6.1로 전월보다 6.9p 올랐다. 올해 소비심리는 지난 4월(99.2)을 제외하고 줄곧 기준선인 100을 상회했다.
다만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올리기에는 부담 요인도 적지 않다.
우선 고용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
5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4만명 줄었다. 17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고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가 각각 14만명, 4만3천명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황이 고용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상황에 물가도 다시 3%대로 올라섰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석유류 물가가 24.2% 뛰었고, 생활물가지수도 3.3% 올랐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해 추세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2.5% 상승했다.
재경부는 '6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 소비·기업심리 개선 등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동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정부는 이번 하반기 성장전략에 물가 및 민생안정 등 단기 전략은 물론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는 내용을 포함할 계획이다.
이번 성장전략은 중동 전쟁 이후 대외 리스크 대응, 잠재성장률 반등, 구조적 문제 해소 등을 3대 축으로 마련된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성장전략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 발표될 것"이라며 "여러 경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성장률 전망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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