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약 3개월 반 동안 이어진 중동 무력 충돌을 종식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운영 방식과 이란 핵 프로그램, 대이란 제재 해제 문제를 두고 여전히 큰 입장 차를 보이고 있어 최종 합의 이후에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전투 중단,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를 골자로 하는 예비 합의에 근접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합의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며 협상이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르면 이번 주말 합의 서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복수의 이란 및 역내 관계자들은 양국이 우선 전쟁을 종식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한 뒤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문제를 별도 협상에서 다루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이룬 상태라고 전했다.
문제는 휴전 합의 자체보다 이후 이어질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협상이다. 미국과 이란 모두 이번 합의를 자국의 승리로 규정하려 하고 있어 핵시설 폐기, 우라늄 처리, 제재 완화 순서 등을 둘러싼 협상이 수개월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다.
미국은 MOU 체결과 동시에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고 해상 봉쇄를 해제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상선의 안전한 통항은 보장하되 해협에 대한 통제권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전쟁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것은 아니라며 향후 선박 통항에 대한 '서비스 수수료' 부과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핵 문제는 양측의 입장차가 가장 큰 분야로 꼽힌다.
MOU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보유하지 않겠다는 원칙적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핵 프로그램 처리 방안을 두고 미국과 이란은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핵시설 해체와 핵물질 제거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란은 핵 프로그램의 미래는 종전 합의 이후 별도 협상 대상이며 자국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은 이란 내에서 희석하는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NN은 최근 수 주 동안 이란이 무기급에 근접한 고농축 우라늄(HEU) 저장시설에 대한 방어를 대폭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당국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은 중부 이스파한 핵시설 인근 터널을 의도적으로 붕괴시키고 출입구에 폭발성 지뢰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우라늄을 확보하거나 국제사회가 검증에 나설 경우 작업 난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직 미국 국가핵안보청(NNSA) 관계자들은 이란이 향후 일부 핵물질에 대해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이란 제재와 동결 자산 해제 문제 역시 주요 쟁점이다.
이란 측은 MOU 체결 직후 일부 동결 자금 해제와 경제적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이 약속한 의무를 실제 이행하고 국제적 검증을 통과한 이후에야 제재 완화와 경제적 혜택이 제공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단순히 합의에 서명한다고 해서 자금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과 기반 접근 원칙을 강조했다.
양측은 서명 방식과 장소를 둘러싸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의 대면 서명을 선호하는 반면, 이란은 원격 서명 방식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전 합의를 앞둔 상황에서 무력 충돌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업용 선박을 공격하기 위해 다수의 편도 공격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은 최근 수 시간 동안 해당 드론을 모두 격추했다"며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출처: 연합뉴스 사진 제공]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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