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 GDP 증가로 세수 증대·지출 확대 전망…재정건전성 부담은 감소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로 우리나라의 경제 체급이 달라지면서 정부의 '적극 재정' 기조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명목 GDP 확대는 세수 증대로 이어지고 재정건전성 부담도 줄여주는 만큼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는 데 명분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재정당국이 편성할 내년 예산은 사상 처음 8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 편성 밑그림과 향후 재정운용 방향을 논의한다.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표한 핵심 어젠다를 바탕으로 예산안 편성 과정을 거쳐 오는 8월 말 정부안을 최종 확정한다.
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 재정 역할론을 강조해온 만큼 내년 예산도 적극 재정 기조 하에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0일 주재한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에서도 양극화 해소, 물가 상승에 따른 민생 부담 완화에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회의에는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등 재정·금융·통화당국 수장이 참석했다.
관건은 총지출 증가율을 어느 수준으로 잡느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편성한 올해 예산안의 총지출 증가율은 8.1%였다.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내년 총지출은 올해(728조원·정부안 기준)보다 5.0% 증가한 764조4천억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의 확고한 적극 재정 의지를 감안하면 실제 총지출은 기존 전망치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기에 최근 거시경제 상황이 완전 달라졌다는 점도 큰 변수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목 GDP는 전년 동기 대비 17.1% 성장했다. 1995년 3분기(19.2%) 이후 30여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올해 연간 명목 GDP 성장률 역시 2002년(11.0%) 이후 처음으로 1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의 명목 GDP 성장률을 10.4%로 전망했다.
씨티는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연간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를 15.3%로 제시하기도 했다.
명목 GDP는 실질 GDP에다 종합적인 물가 지표인 GDP 디플레이터를 반영해 산출한다. 급등한 반도체 수출 가격이 명목 GDP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명목 GDP가 주목받는 것은 이 지표가 증가하면 세수는 늘어나고 국가채무비율과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낮아져 재정건전성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명목 GDP 증가는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할 명분을 제공하게 되는 셈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명목 GDP 확대는 국가채무와 재정수지 부담을 완화해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세수 증가에 힘입어 내년 예산은 사상 처음 80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씨티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반도체 기업의 법인세가 추가로 20조원, 내년 120조원 유입될 것으로 추정하며 정부가 재정지출을 올해 하반기 20조원, 내년 90조원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올해 초과세수를 25조2천억원으로 추산했는데, 여기서 오는 8월 중간예납을 통해 법인세가 20조원 더 들어오고 내년에는 120조원이 더 걷힐 것이란 전망이다.
구 부총리도 지난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반도체 가격 강세로 올해 연간 경상(명목) 성장률은 당초 전망(4.9%) 대비 큰 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올해 세수도 당초 전망(390조2천억원)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욱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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