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연 7.5%까지 치솟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을 피해 차주들이 변동형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고정금리보다 2~3%포인트(p) 낮아 당장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가올 금리 인상기에 이러한 선택은 차주의 상환 부담을 키우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높여 가계대출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지만, 고정형과 변동형 간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정책 방향과 실제 차주의 선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초 70%를 웃돌았던 은행권의 월별 고정금리형 주담대 비중은 지난 4월 47.8%까지 떨어졌지만, 변동금리형 비중은 52.2%로 확대됐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형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말 51.1%에서 지난 4월 72.2%까지 치솟았다.
금리 부담이 커지자 차주의 선택도 빠르게 변동형으로 기울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연 4.46~7.49%로 상단이 7.5%에 육박했다.
지난해 말 6.23%였던 금리 상단은 올해 들어 1.26%포인트(P) 올랐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7.1% 수준이었던 최고 금리는 불과 2주 만에 0.4%P가량 뛰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빠르게 오른 영향이다.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의 금리는 지난해 말 3.495%에서 지난달 12일 올해 처음으로 4%를 넘겼다. 이달 5일에는 4.4%대까지 상단을 높였다.
반면 신규 코픽스에 연동되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연 3.83~6.23%에서 형성됐다. 고정형과 비교하면 상단은 1.26%P 낮다. 특히 5대 은행 가운데 상당수는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5% 중반대에 형성돼, 고정형 상단과 2%포인트 이상 금리 차가 벌어졌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확인된다. NH농협은행은 이달 대출모집인 채널에 배정한 주담대 한도가 바닥났고, 우리은행도 우대금리를 적용한 변동형 주담대 물량이 조기 소진됐다.
문제는 현재의 금리 차에 치중해 변동형을 선택한 차주가 향후 금리 상승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변동형 주담대는 시장금리 상승분이 짧은 금리 재산정 주기마다 반영된다. 특히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이 인상으로 기울면서 이러한 우려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금리 인상 국면은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5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명시했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창립기념 행사에서 인상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르면 7월 금통위에서 인상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0.5%를 인상하는 '빅스텝'이나 두 차례 연속 인상하는 '백투백'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변동형 쏠림은 개별 차주의 이자 부담을 넘어 가계부채 전반의 금리 민감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고정형 대출 비중이 낮을수록 시장금리 상승 충격이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에 빠르게 전이되기 때문이다. 금리 차로 촉발된 차주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가계대출의 구조적 취약성을 키울 수 있는 셈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가계대출 구조개선 방향과도 엇갈린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말 은행권 주담대의 고정금리 비중을 52.5%, 장기주담대의 고정금리 비중을 71.0%로 목표치를 제시해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가계대출 구조개선 취지에 맞춰 대출 비중을 월별·분기별로 모니터링 중"이라며 "비중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상품별 운영 금리를 일부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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