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헤지비율 9% 추산…삼성重 100%·HD현대 75%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 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 중인 강훈식 비서실장이 26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캐나다 최고경영자(CEO)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7 [강훈식 비서실장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로 올라선 가운데 대형 조선사들의 환 헤지 전략에 서울 외환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막대한 규모의 해외 수주로 달러를 대거 벌어들이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 대비 격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환 오픈 전략을 과감하게 펼치는 사례를 들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사인 HD현대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눈에 띄게 다른 형태로 외환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환 헤지 비율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75% 내외로 파악됐다.
외화수입에서 외화지출을 차감한 외화순노출액을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다. HD한국조선해양은 위험회피를 위해 달러화를 248억달러 규모로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100% 환 헤지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제출한 분기보고서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조선, 해양 품목의 수주 잔고가 29조원 정도인데 226억달러를 팔아놨다.
환율 1,500원을 적용할 경우 수주 잔고와 유사한 헤지 규모로 외환 리스크를 사실상 완전히 제거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로 거슬러 올라가 봐도 사정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정반대 길을 걷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상선과 에너지플랜트, 특수선의 수주 잔고가 35조3천억원이지만 환 헤지는 21억달러에 그쳤다. 헤지 비율이 약 9%로 추산된다. 10%에 못 미치는 한자릿수 헤지 비율이다.
작년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4조5천억원이었는데 달러화 매도 규모는 약 12억8천만달러로 훨씬 더 적었다. 사실상 환 오픈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외환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감당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낮은 환 헤지 비율에 대해 한화오션은 환율 방향을 보고 헤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며 필리조선소 등 미국 투자 계획을 감안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다른 대형 조선사 대비 헤지 비율이 크게 낮은 까닭에 과도하게 외환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환율 쏠림 등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수급 개선을 유도하는 정부와 보폭을 달리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특히 방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정부와 '원팀'으로 해외 수주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현재 60조원 규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자 자리를 두고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과 최종 경쟁 중이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수차례 캐나다를 방문하는 등 정부는 수주전 지원에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한화오션은 국가 사업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로 사실상 낙점된 상태다.
다른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최대 주주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확대해가며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한 방위산업의 특성상 다양한 영역에서의 공조가 기대된다는 얘기다.
향후 한화오션이 보다 적극적으로 환 헤지에 나설 것인지 관심이 이어지는 이유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환 오픈 수준의 외환 리스크 관리 전략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 환 투기 여부에 대해 스스로 소명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정부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수출입 기업이 대금 지급 및 수령 시점을 과도하게 조정하는지 조사하기 시작했고, 수출기업들에도 협조를 구했다.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과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지난 11일 주요 수출기업들과 만나 최근 외환 거래 현황을 점검하고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이 참석했다.
허 차관은 수출기업들이 외환시장의 수급 개선 및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역할을 수행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수출대금의 즉시 환전, 해외 유보자금의 국내유입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차관도 고환율이 수출과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기업 차원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참석 기업들은 "과도한 환율 변동성은 수출기업의 환위험 관리 부담 및 경영 불확실성을 증대시킨다"면서 "외환시장 안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정부의 외환수급 안정 노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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