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브랜딩 강화한 C뷰티…미국 관세도 부담
국내 브랜드 경쟁 속 차별화 전략 관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K뷰티 앞에 새로운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차이나 뷰티(C뷰티)의 성장과 미국발 관세 등 부담을 안게 되면서다.
뷰티업계에서는 이러한 부담이 당장 K뷰티의 입지를 흔들 정도의 직접적인 위협이라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환경이 한층 치열해지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 국내 브랜드들이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지가 생존 과제로 떠올랐다.
[출처: 틱톡 캡처]
◇제품 기획력·품질 끌어올리는 C뷰티
15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현지 내수 및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세에 나서고 있다.
중국산 제품이라고 하면 보통 가격 경쟁력을 먼저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제품 기획력과 브랜딩 역량을 빠르게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화시즈 등 일부 중국 브랜드가 아마존과 같은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했고, 대거 틱톡을 매개로 해외 소비자와 꾸준히 접점을 넓히고 있다.
14억 명의 내수 시장, 막대한 자본력, 틱톡 등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과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쇼피, 쉬인 등 글로벌 물류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C뷰티의 경쟁력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시장에서도 차츰 중국산 화장품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중국산 화장품 수입액은 2022년 4천546만 달러에서 지난해 7천177만 달러로 전년 대비 84.2% 증가했으며. 수출액은 같은 기간 30억6천904만 달러에서 16억 5천209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4% 줄었다.
수출입 규모 면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아직까지 C뷰티가 K뷰티를 직접 위협하는 단계는 아니다. 다만 향후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는 잠재 요인으로는 꼽힌다.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성장한 C뷰티가 K뷰티와 소비층이 겹칠 수 있어서다.
더욱이 중국 브랜드들의 품질 경쟁력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중국 브랜드들이 한국콜마[161890], 코스맥스[192820] 등 국내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기업을 활용해 현지 내수나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제품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히 '제품력'만으로는 K뷰티의 차별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된다.
코스맥스는 중국 법인을 중국 최대 화장품 ODM 업체로 안착시키면서 세계 1위 업체가 됐고, 이제는 미국, 동남아 등지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코스맥스 중국 법인은 지난 1분기 매출액 1천94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9.6% 상승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치로, 전체 매출 대비 30% 가량을 차지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관세도 실질 부담 요인이지만…"모두 증대한 영향 미치지 않아"
업계 입장에서 실제 피부에 와닿는 장벽은 미국 관세다.
지난해 한국의 최대 화장품 수출국으로 중국 대신 미국이 타이틀을 거머쥐며 관세 부담은 실적 관리상 부담 요인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확장의 중심지가 중국에서 미국 및 유럽 등으로 이동하고 있어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에이피알[278470]과 달바글로벌[483650] 등 일부 브랜드들은 관세 환급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 환급 규모를 200억 원대 초중반으로 예상하며 늦어도 3분기부터 일정 부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환급 여부와 별개로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관세 부담 자체는 계속해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업계는 현재 수준의 관세 부담이 K뷰티 성장세를 꺾을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현재 수준의 관세 부담이 전사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향후 정책 변화 가능성과 국내외 통상 환경의 변동성이 있다보니 관련 상황을 계속해 모니터링하며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뷰티 역시 아직 국내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는 단계는 아니다.
국내 주요 플랫폼을 봐도 중국 브랜드 입점은 제한적이다. 무신사의 경우 올해 뷰티 브랜드 수는 약 2천 개에 달하지만 중국 브랜드는 이중 플라워노즈 한 곳에 그쳤다. 올리브영 역시 한국과 미국 전 매장을 통틀어 중국 브랜드는 입점하지 않은 상황이다.
스킨케어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K뷰티가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색조 화장품 중심의 C뷰티가 당장의 부담은 아닌데다, 이들이 국내외로 확장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진짜 과제는 'K뷰티 레드오션 돌파'
업계가 보다 주목하는 부분은 외부 경쟁보다는 내부 경쟁이다.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진입 브랜드가 급격히 늘었고, 시장 자체가 레드오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ODM사 의존도가 높아지고 광고비가 상승하는 구조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나 C뷰티가 아직까지는 사업의 근간을 흔들만한 위험 요소까지는 아니다"라면서 "그보다는 어떻게 매출을 더 끌어올리고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할지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K뷰티가 진입장벽이 낮은 산업군인만큼 누구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지만 수만 개 브랜드들 중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브랜드는 10곳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확인하고 트렌드 변화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신속하게 조정하는 능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배경에는 감각적인 패키지, 차별화된 제형, 소비자 경험 중심의 마케팅 역량 등이 있다. 결국 앞으로의 경쟁력은 이러한 강점을 얼마나 독창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발전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인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K뷰티 관련 보고서에서 "한국의 화장품 기업들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K-브랜드'라는 정체성만으로는 차별성과 성장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면서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K뷰티 영향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 한국 기업들은 독자적 성분, 전통 원료, 특허기술 고도화 등을 기반으로 진정한 오리지널리티를 앞세워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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