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사진 제공]
(서울·뉴욕=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진정호 최진우 특파원 = 15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벤트를 반영하며 움직였다.
국제 유가가 급락하자 뉴욕증시 3대 대표지수는 일제히 동반 강세로 마감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종목에 '사자' 주문이 쇄도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5% 가까이 급등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도 20%가량 치솟으며 시장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물의 상대적 강세 속에 소폭 상승했다. 수익률곡선은 미미하게 가팔라졌다.(불 스티프닝)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 5% 가까이 급락했으나 매수세가 강력하게 유입되진 않는 분위기였다. 엔비디아가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이 고개를 들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소폭 하락했다.
달러는 뉴욕장에서 미 국채 금리 반등 속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한 신중론에 따라 국제유가가 낙폭을 축소하자 보합권까지 회복됐다.
뉴욕 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발표에 5% 가까이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장 대비 4.87% 급락한 배럴당 80.7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4.75% 내린 83.17달러에 마무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관련 "금요일이 되면 완전히 개방될 것"이라며 "통행료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단순히 통행료를 징수하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이란과 오만이 제공하는 항행 서비스, 환경보호, 선박 보험과 관련된 비용은 설계돼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은 '장기적'으로 통행료 없이 개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당국자의 발언이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8.77포인트(0.92%) 오른 51,671.0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22.83포인트(1.65%) 상승한 7,554.29, 나스닥 종합지수는 795.10포인트(3.07%) 급등한 26,683.94에 장을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루스 소셜에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가 최종 확정됐다며 오는 19일 양측이 합의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외무 차관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아직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개방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는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국이 종전 양해각서 서명식을 열 것이며 이날 호르무즈 해협도 전면 개방된다고 전했다. 이란 해역에 대한 미군의 봉쇄도 같은 날 해제된다.
세부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양측이 일단 종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증시에선 위험 선호 심리가 빠르게 팽창했다.
종전 합의 이후에도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는 가장 각광받는 주식이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45% 급등했고 나스닥 지수도 3% 넘게 뛰었다.
필리 지수는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하나를 빼고 모두 올랐다. 엔비디아가 3% 이상 올랐고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10% 넘게 튀어 올랐다. 마블테크놀로지도 10.43% 튀었다. Arm은 8.33%, AMD는 6.98% 상승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도 모두 강세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브로드컴은 3% 안팎으로 올랐다. 메타는 4.77% 상승했다.
지난주 화려하게 데뷔한 스페이스X는 이날도 19.60% 급등하며 주가가 192.50달러에 도달했다.
다음 달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되는 스페이스X를 미리 선점하기 위해 매수세가 강력하게 유입된 측면도 있다.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는 약 0.44~2.60% 수준의 초기 비중으로 스페이스X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낙관론이 강하게 확산했지만, 종전 합의를 둘러싼 경계심도 여전히 상당하다. 종전 합의안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데다 호르무즈 해협이 통행료 없이 개방되는지를 두고 양측의 주장이 달라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적으로 통행료 없이 개방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합의의 많은 세부 사항은 아직 정리돼야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전면 무료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잭스투자운용의 브라이언 멀베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에는 금리와 유가가 주요 저항선을 돌파했기 때문에 종전 합의가 진짜로 보인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압력도 완화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이 3.39% 오른 가운데 통신서비스와 임의 소비재가 2% 안팎으로 상승했다. 에너지는 3% 넘게 급락했다.
종전 합의에 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항공주가 동반 강세였다. 유나이티드항공 주가는 3% 이상 올랐다.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로쿠는 폭스코퍼레이션에 인수된다는 소식에도 주가가 1% 이상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5bp 이상 인상될 확률을 약 58%로 반영했다. 동결 확률은 41.5%로 소폭 올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1.48포인트(8.37%) 내린 16.20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1.80bp 내린 4.469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4.0640%로 2.10bp 낮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9700%로 0.30bp 내려갔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40.20bp에서 40.50bp로 소폭이나마 벌어졌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금리는 아시아 거래에서 일중 저점을 찍은 뒤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뉴욕 장 들어서도 오전 장 중반 이후로는 대체로 약세 압력이 우세했다. 30년물 금리는 시장이 주시하는 5.0% 선에 다시 다가섰다.
이날 엔비디아는 만기 2년부터 30년까지 7개 트랜치 회사채로 총 250억달러를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총발행액의 세 배가 넘는 약 850억달러의 수요가 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사채는 오라클과 세일즈포스, 메타 등과 함께 올해 공동 2위 규모의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 발행된 최대 규모의 회사채는 아마존이 지난 3월 찍은 370억달러어치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데뷔 무대인 FOMC 결정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도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BMO 캐피털의 베일 하트먼 금리 전략가는 "가장 기대되는 이벤트는 워시 의장의 FOMC 기자회견이 될 것"이라면서 워시 의장은 포워드가이던스 제공을 꺼리기 때문에 모호하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울러 "유가 충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되살릴 시점에 있지도 않다"면서 "거시 경제 전망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종전 합의가 발표됐으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무료인지를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차가 벌써 불거지면서 향후 분쟁 재발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주장과 달리 이란은 통항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사실상 통행료를 물리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오는 19일 서명될 종전 양해각서(MOU)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수수료' 징수권이 인정됐다고 보도했다. 협상 막판에 MOU 문안이 수정되면서 수수료 징수 권리가 인정됐고, 이란은 향후 60일 동안만 선박의 무료 통항을 허용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2분께 연준이 오는 12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42.7%로 가격에 반영했다.
연내 한번 금리 인상 가능성은 41.6%, 두 번 이상 인상 가능성은 15.1%를 각각 나타냈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0.6%에 그쳤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60.388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60.206엔보다 0.182엔(0.114%)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급락했지만 달러-엔은 오히려 오름폭을 더욱 확대하는 모습이다.
아오조라은행의 모로카 아키라 수석 시장 전략가는 "처음에는 유가 상승이 달러 매수 재료였지만, 점차 그 재료가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바뀌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바클레이즈 증권의 가도타 신이치로 외환·채권조사부장은 "양국의 합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려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5853달러로 전장보다 0.00128달러(0.111%) 높아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의 간접 효과는 최근 몇 주 동안 사실상 거의 모든 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2차 효과가 부상하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게 되면, 우리는 조처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9.706으로 전장보다 0.058포인트(0.058%) 내려갔다.
달러는 뉴욕장 들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의구심에 낙폭을 축소하는 유가와 맞물려 반등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선박들은 지금부터 통항을 시작하고 있다. 금요일이 되면 완전히 개방될 것"이라며 "통행료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단순히 통행료를 징수하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이란과 오만이 제공하는 항행 서비스, 환경보호, 선박 보험과 관련된 비용은 설계되어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종전 합의에도 공식 서명하는 오는 19일까지 이란 항으로 오가는 선박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런던 거래에서 배럴당 80달러 선 밑으로 내려갔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결국 80.75달러까지 회복한 채 마감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미국과 이란의) 불신의 수준이 워낙 크기 때문에 모든 것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미 국채 금리 반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엔비디아는 총 250억달러(약 37조9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도 작용하면서 미 국채 2년물 금리의 경우 뉴욕장에서 4.0280%를 저점으로 4.06% 수준까지 올라갔다.
달러인덱스는 이러한 재료를 반영하며 99대 후반까지 레벨을 회복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4086달러로 전장보다 0.00024달러(0.018%) 떨어졌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7596위안으로 0.0038위안(0.056%) 하락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4.13달러(4.87%) 급락한 배럴당 80.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월물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4일(74.66달러) 이후 3개월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8월물은 전장 대비 4.16달러(4.76%) 내린 배럴당 83.17달러에 마감됐다. 역시 지난 3월 4일(81.40달러) 이후 최저치다.
두 유종은 3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이어갔다. WTI는 이 기간에 9달러 넘게 떨어졌다.
양측의 합의 타결 발표가 나온 아시아 거래 초반부터 WTI는 대체로 5% 안팎의 하락률을 이어갔다. 한때 79.70달러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배럴당 80달러 선은 좀체 깨지지 않는 양상이 나타났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선임 부사장은 "원유 공급의 거래한 물량이 밀려오고 있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번 매도세는 정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무료인지를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차가 벌써 불거지고 있어 향후 분쟁 재발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파르타커머디티스의 닐 크로스비 리서치 헤드는 "선박 공급망을 갖춰 놓고 아랍만 안에서 재가동이 모두 원활하게 돌아가게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보험사들의 입장을 듣기 전까지 일부 선박 소유주들은 아랍만 쪽으로 빈 배를 이동시키기를 주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애널리스트는 "전쟁 이전 브렌트유 가격이 60~70달러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새로운 가격 하한은 (지난) 12월~1월 당시의 60달러에서 더 높아졌다"면서 "향후 75달러 또는 8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상방 위험이 다소 있다"고 진단했다.
jwchoi@yna.co.kr
최진우
jwchoi@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