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지은 기자 = 일본은행(BOJ)이 이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75%에서 1%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관심은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에 관해 어떤 힌트를 내놓을지에 쏠리고 있다.
◇3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 예상
시장 참가자들은 BOJ가 중동 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로 인상할 가능성을 거의 확실시하고 있다. BOJ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첫 금리 인상이자 1995년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의 기준금리가 된다.
NLI 연구소의 우에노 쓰요시 수석 연구원은 지난 12일 "일본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월치보다 높아지는 등 일본 경제가 물가 상승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금리 인상은 거의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26일 교육 및 에너지 관련 보조금 등 제도적 요인을 제외한 새로운 지표인 BOJ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월 2.8%를 기록해 3월의 2.5%보다 상승폭이 커졌다고 발표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3일 "물가에 대한 상방 위험이 경제 하방 위험보다 전반적으로 더 크고 예상보다 더 이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일본 외환당국이 엔화 가치를 지탱하기 위해 총 11조7천억 엔(약 111조 원) 규모의 개입을 단행했음에도 달러-엔 환율이 여전히 160엔선을 횡보하는 점도 BOJ의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추측을 강화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나카무라 소스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엔화 약세를 고려할 때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연기할 경우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BOJ는 이달 회의에서 분기별로 2천억 엔(원화 약 1조9천억 원)씩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던 테이퍼링을 내년 4월부터 중단하고 이후 월간 국채 매입 규모를 2조1천억 엔으로 유지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오카산 증권의 수석 채권 전략가인 하세가와 나오야는 "일본은행이 채권 매입 축소를 일시 중단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고, 엔화 약세나 장기 금리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할 때, 중앙은행은 축소를 완전히 중단하기보다는 속도를 늦추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우치다 부총재 회견에 주목…우에다 불참 영향 없을까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사는 BOJ가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지에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은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 대신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가 진행할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에 대한 힌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우에다 총재는 간낭종 치료를 위해 약 2주간 입원하며 이번 회의에 불참한다.
시장에서는 우에다 총재의 불참이 금리 결정과 기자회견에서의 BOJ 기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미즈호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사카이 사이스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에다 총재의 불참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성장 위협보다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일본은행의 제도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즈호 증권의 마쓰오 유스케 이코노미스트는 우에다 총재 대신 우치다 부총재가 맡게 될 16일 기자회견에서 부총재가 총재의 입장과 크게 다른 견해를 제시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은행 총재와 부총재들이 대체로 보조를 맞춰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은행의 전반적인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우치다 부총재가 보다 매파적 발언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라쿠텐증권경제연구소의 아타고 노부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치다 총재는 이사회 내에서 비둘기파적인 인물로 여겨지지만, 엔화 약세를 피하기 위해 다소 매파적인 발언을 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는 일본은행의 딜레마"라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BOJ는 금리 인상 시기를 미리 정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지만 다음 조치에 대해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 엔화 약세, 물가 상승, 그리고 경기 회복에 뒤처지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금리 인상 정도와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미즈호 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는 "16일 회의에서 0.25%포인트(p) 금리 인상이 거의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0.5%p 금리 인상과 같은 더 큰 폭의 인상이 없다면 엔화 강세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BOJ가 금리를 올리더라도 미일 금리차가 좁혀지지 않아 달러와 엔화의 통화 가치가 예상만큼 좁혀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 리서치 연구소의 키우치 다카히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정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12월에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분 전가가 가을쯤 정점에 달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간격이 일반적으로 점차 길어지지만, 그 간격이 단축되어 6개월에 한 번꼴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SMBC 닛코 증권의 마루야마 린토 금리 및 외환 전략 담당 수석은 "시장은 금리 인상 속도가 반기별 인상 속도에서 가속화될 가능성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이것이 엔화 약세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
jepark2@yna.co.kr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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