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과 KIC, 미래에셋운용은 정상적으로 물량 배정 받아"
미즈호증권 대거 배정…"결국 비즈니스 기여도가 가른 결과"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미래에셋증권에 배정 예정이었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전량 삭감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미배정 경위 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15일 미래에셋증권 서울 한 지점. 2026.6.15 jieunlee@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 공모주 인수단으로 참여했던 미래에셋증권이 최종 물량을 단 1주도 배정받지 못한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이 일고 있지만, 시장에선 주관사의 절대적 권한과 글로벌 비즈니스 기여도 차이가 빚어낸 냉혹한 자본 논리의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스페이스X 상장은 그야말로 역대급 자금이 몰리며 공모주 물량 자체가 희귀했다. 총 750억 달러 규모의 공모에 기관 2천500억 달러, 개인 1천억 달러 등 약 3천500억 달러에 달하는 청약 자금이 쏟아졌다.
수요가 공급을 4배 이상 초과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는 것 자체가 치열한 쟁탈전이 된 상황이었다.
청약 과열 속에서 글로벌 신디케이트(인수단)에 참여한 해외 금융기관들 역시 당초 신청했던 물량 대비 턱없이 적은 비율만을 배정받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물량을 거의 받지 못한 사례가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안팎에서도 글로벌 IPO의 기본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인수단(언더라이터)으로 참여해 배정받았다고 알려진 230만 주가량은 확정적으로 주식을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해당 물량만큼 시장에서 소화해야 할 '책임(Liability)'을 진다는 뜻"이라며 "IPO 흥행이 저조할 경우 오히려 떠안아야 할 일종의 수수료 산정 기준선이지, 무조건적인 주식 배정을 보장하는 수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불거진 '코리아 패싱'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그는 "실제 이번 청약 과정에서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국내 주요 기관들은 룰에 따라 정상적으로 스페이스X 물량을 배정받았다"며 "한국 시장 전체가 배제된 코리아 패싱이 아니라,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미래에셋증권만 최종 물량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미국 IPO 시장에서는 한국과 달리 대표 주관사가 물량 배정에 절대적 권한을 행사한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평소의 이익 기여도가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다.
또다른 글로벌 IB 업계 관계자는 일본 미즈호증권이 대규모 물량을 배정받은 것과 미래에셋증권의 '0주' 사태가 대비되는 것에 대해 "미국에서는 IPO 물량 배분이 전적으로 주관사 권한"이라며 "미국과 한국의 제도 차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결국은 그동안에 쌓아 온 비즈니스 관계의 깊이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골드만삭스 내에서 한국은 전체 이익 기여분이 1% 수준인 반면, 일본은 7% 이상이기 때문에 일본 고객들에게 우선적으로 IPO 물량을 할당하는 등 내부 영향력에서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관사 입장에서 더 중요한 '큰손(일본)'과 자국 기관들을 챙기기 위한 냉정한 우선순위 조정의 결과라는 뜻이다.
다만, 이러한 구조적 불리함을 떠나 미래에셋증권의 과도한 마케팅과 무리한 펀딩 강행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IPO 절차상 인수단 참여가 곧 확정적인 주식 배정을 의미하지 않음에도, 미래에셋증권은 고객들에게 스페이스X 주식 물량을 이미 확실하게 확보한 것처럼 과장 홍보하며 단 며칠 만에 수천억 원의 청약 자금을 끌어모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룰에 대한 이해 부족과 당국 규제로 인해 배정 절차가 언제든 엎어질 리스크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물량을 줄 수 있는 것처럼 과장해 영업을 강행한 것이 이번 사태의 뼈아픈 실책"이라고 꼬집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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