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내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처럼 온기가 돌고 있다.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KDB생명과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인수전에 예상 밖의 원매자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면서다.
KDB생명 예비입찰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태광그룹뿐만 아니라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이른바 '빅3' 생명보험사가 가세했고, 예별손보 역시 한투를 비롯해 OK금융그룹, 교보생명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경영개선계획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며 규제 리스크를 해소한 롯데손해보험 매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M&A 성사를 위해 몸값을 1조원 안팎으로 낮추고 잠재 인수 후보자들의 의향을 계속 타진 중이다.
그간 외면 받던 보험 M&A가 '깜짝 흥행'을 예고한 것은 분명 반가운 신호다.
그러나 지금의 뜨거운 열기가 실제 본입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업계 안팎에서는 각 후보군이 지주사 체제 완성, 사업다각화, 규제 대응 등 저마다의 셈법에 따라 참여를 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결국 이번 매각전의 성패는 단순한 흥행 규모가 아니라, 인수 후보들이 품고 있는 '진정성'의 무게에 달렸다.
여러 차례 매각이 무산됐던 KDB생명과 예별손보는 자본 건전성 악화 등으로 추가 자본 투입 부담이 컸다. "이번에는 팔릴까?"라는 의구심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 이유다.
다만, 이번에는 분위가 다르다. 예금보험공사가 예별손보에 최대 1조원 규모의 경영 정상화 자금 지원 방안을 검토하며 KDB생명도 산업은행이 증자를 통해 매수자의 부담을 낮추겠다는 의사를 비치고 있다.
매각 성공을 위해 '당근'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실사와 체질 개선으로 정상화 고통을 감내할 원매자가 품에 안아야 한다. 자본 여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경쟁사의 인수를 견제하기 위해 변죽만 울리는 후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안 된다.
보험사는 제조업이나 일반 서비스업과 다르다. 수많은 고객의 미래 리스크를 담보로 삼아,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통해 약속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다.
이에 매각주체는 단순히 비싸게 파는 것보다 정밀한 가치 평가에 기반한 추가 자본 확충 능력과 청사진을 보유한 제대로 살려낼 주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당국 또한, 향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날카롭게 검증해야 할 것은 원매자의 진정성이다.
탄탄한 자본력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원매자가 우협으로 선정될 때, 비로소 이번 보험 M&A 시장의 흥행은 진정한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촬영 이세원]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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