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는 등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금융지주가 야심 차게 밝힌 '밸류업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올해부터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13.2%를 초과하는 등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자기 회사 주식(자사주) 매입·소각을 연 2회로 확대 실시한다고 했는데, 환율 상승은 CET1 비율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18일 2천억원 규모(598만6천638주)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지난 2월 이사회가 주주환원 및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취득을 결정한 물량이다.
우리금융은 유진투자증권과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최근까지 약 4개월간 시장에서 해당 주식을 사들였다.
이번에 소각을 완료하면 지난 2023년 이후 4년 연속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셈이 된다.
우리금융은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관리 차원에서 일 년에 한 차례씩 자사주를 소각해 왔다. 2023년 1천억원, 2024년 1천366억원, 2025년 1천500억원, 2026년 2천억원 등 매년 규모를 키우는 중이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주식 수 감소로 이어져 주당 가치(EPS/BPS) 제고에 보탬이 된다.
올해부터는 새로운 목표도 세웠다. CET1 비율을 13.2% 이상으로 유지하는데 성공할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연 2회 실시하기로 했다.
이러한 내용은 우리금융이 지난 2월 발표한 '2026년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추진방안'에 담겼다. 이를 통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4.8% 정도였던 자사주 활용 주주친화 정책 비중을 10% 수준까지 빠르게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2천억원 규모로 소각하면 올해 손익(추정치)의 약 6.1%를 충족하게 된다.
일단 올해는 연말 기준 CET1 비율이 13%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면 하반기에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설 계획이다.
올 1분기에 CET1 비율이 13.6%를 기록, 중장기 목표였던 13% 초과를 조기 달성하며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유형자산 재평가와 자산 리밸런싱 등을 단행한 결과다.
우리금융은 밸류업 목표 달성을 위해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릴 때도 자본지표 영향을 먼저 살폈다.
예컨대 현재 추진 중인 동양생명 완전 자회사화도 공개매수가 아닌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진행해 자본비율 영향을 최소화했다. 동양생명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과정에서 증가하는 위험가중자산(RWA)을 신주 발행에 따른 자본(3천억원) 확충으로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을 100% 자회사로 만들더라도 CET1 비율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 완전자회사가 CET1 비율 훼손 없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리금융이 하반기 최소 1천억원 이상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뉴노멀이 된 고환율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대출과 해외부채 등 외화표시 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져 RWA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CET1 비율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계산하기 때문에 분모에 넣는 RWA가 커지면 하락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달러-원 환율이 10원 오를 때 CET1 비율이 1~3bp 하락한다고 본다. 외화자산 규모와 환 헤지 전략 등의 영향을 받지만 고환율 고착화 자체가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2월 대비 현재는 달러값이 100원 이상 올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마다 외화자산 보유량 등에 차이가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이 다르다"면서도 "환율이 올라가면 CET1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적극적으로 자본비율 관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이 잡힌 건 없다. 향후 실적 발표에서 자세한 계획이 나올 것"이라며 "지금 수준으로 관리된다고 하면 (추가 매입·소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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