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18년 5월, 미국 스타벅스는 하루 날짜를 잡아 오후에 전국 8천여 개 매장 문을 닫았다. 필라델피아 한 매장에서 흑인 남성 두 명이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고 앉아 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사건의 후속 조치로 전 직원 교육에 나섰다. 올해 한국에서 그 기억이 다시 소환됐다. 연합인포맥스는 지난달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을 다루며 필라델피아에 일어난 이 스타벅스 사례를 짚은 적이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5월 27일 오전 8시38분 송고한 '[변명섭의 소비통] 정용진의 사과에서 빠진 것' 기사 참조).
결국 신세계도 그룹 차원에서 움직이기로 결정했다.
[출처: 신세계]
지난 15일 신세계[004170]그룹이 전사 역사 인식·사회적 감수성 교육 일정을 발표했다. 이마트[139480] 부문 임원과 스타벅스 코리아 본사 직원은 오는 17일 사내연수원 신세계남산에서 교육받는다. 전국 모든 매장 파트너는 오는 22일 오후 3시 조기 영업을 종료하고 점포별로 교육 영상을 시청한다. 1999년 국내 첫 매장 개점 이후 전국 동시 조기 영업 종료는 처음이다. 정용진 회장 본인도 오는 24일 사장단 회의에 앞서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직접 교육받는다. 한 그룹의 회장이 역사 인식 교육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마케팅 논란으로 나라 전체가 들썩였던 만큼 이러한 전사 교육을 결정하기까지 한 달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논란 발생부터 현재까지의 대응 일지를 보면 신세계그룹의 수습은 단계적으로 확장됐다. 논란의 마케팅 당일 스타벅스 대표와 임원을 해임했고 다음 날 정 회장의 1차 대국민 사과, 5월 26일 2차 사과와 경위 조사 결과 발표, 6월 1일 선불 충전 카드의 조건 없는 환불 시작, 6월 8일 정용진 회장의 등기이사 등재를 통한 책임경영 선언, 그리고 이번 전사 교육까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이러한 수습책에도 사태의 후폭풍은 숫자로 확인됐다.
한 모바일업체의 통계치에 따르면 '탱크데이' 논란이 불거진 5월 18일부터 24일까지 스타벅스의 주간 결제금액은 236억9천만원으로, 전주 대비 84억원 넘게 줄었다. 불매운동이 번지면서 앱 신규 설치 건수도 같은 기간 4만8천441건에서 3만6천994건으로 23.6% 감소했다. 식음료 브랜드 신규 설치 건수 순위도 2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신세계그룹 내부에서조차 매출을 따질 수는 없지만 아주 많은 매출 감소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스타벅스 미국 본사의 콜옵션 조항도 거론되며 스타벅스 코리아가 통째로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설도 나왔다.
최근에는 사태를 수습하며 스타벅스의 매출이 다시 회복세라는 통계도 있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신세계가 그룹 차원에서 1차 사과문에서 약속한 '전 임직원 역사의식 교육'에 전향적으로 나섰다는 데 있다.
교육뿐만 아니라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도 손보겠다는 약속도 진행 중이다. 외부 전문기관 자문을 통해 '사회적 민감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기획 단계부터 리스크를 점검하기로 했다. 공공 기념일·추모일과의 충돌 여부, 특정 집단 혐오 표현 해당 여부 등을 사전에 거른다. 마케팅 콘텐츠 실행 직전에는 품질·법무 부서장이 최종 검토하는 다중 검증 체계도 신설한다. '책상에 탁!' 문구가 담당자 선에서 보고 없이 삽입된 구조적 허점을 막겠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 매장 사건으로 스타벅스 본사도 매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외신과 시장 분석가들은 스타벅스가 영업을 전면 중단해 발생한 매출 손실 규모를 약 1천2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28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이번 사태로 스타벅스 코리아도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지속성이다. 교육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느냐,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느냐에 따라 이번 조치의 무게가 달라진다. 한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선언이 아니라 반복된 행동으로 쌓인다.
신세계그룹이 매일 소비자와 접점을 이루는 브랜드들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이번 교육이 현장에서 얼마나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소비자들이 판단할 숙제가 남았다. (산업부 차장)
[출처: 신세계]
msbyun@yna.co.kr
변명섭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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