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강세로 직결되지 않는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해외투자 확대와 외국인 자금 유출 등 자본수지 측면의 원화 매도 압력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6일 '2026년 하반기 금융시장 전망과 자산배분 전략' 보고서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달러-원 환율 상승에 있어 지정학적 충격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핵심 원인이었지만, 4~5월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에 따른 자본 유출이 주된 이유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또 이달 들어서는 국내와 국외 요인이 유사한 비중으로 작용했다면서 "하반기 환율의 향방이 달러화 지수의 추가 방향성과 외국인 자금 흐름을 중심으로 한 국내 외환 수급 여건 변화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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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달러화 지수 추세가 미국과 유로 지역의 정책금리 기대경로 차의 변화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달러화 지수가 당분간 뚜렷한 방향성 없이 횡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달러화 지수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기 위해서는 전쟁 종식이 글로벌 에너지 가격 안정과 미국 물가상승률 둔화로 이어지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 완화 경로가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로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거나 인플레이션 기대가 재차 상승할 경우 미국의 통화 긴축 기대가 강화되면서 달러화 지수에 추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외환 수급 여건은 올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전망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예측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천500억달러다.
연구원은 최근 미국에 상장한 스페이스X와 상장을 앞둔 오픈AI, 앤트로픽을 거론하며 "대형 해외 IPO(기업공개)를 계기로 해외투자 수요가 재차 확대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차익실현 성격의 외국인 순매도와 이에 수반되는 환전 수요가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원은 "2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가 약 75조원에 달했음에도 외국인 보유 비중은 34.8%에서 37.5%로 오히려 상승했다"며 "향후 추가적인 매도 여력이 상당 부분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2025년 하반기부터 지난달까지 대만 가권지수와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대체로 동행한 것과 한국이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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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환헤지 확대와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 등을 두고 원화 강세를 견인하는 동력이라기보다는 상승 압력이 가해질 때 속도를 제어하는 완충 장치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법인세 납부나 국내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기업의 환전 수요도 수급 측면에서 원화를 지지할 수는 있겠지만, 일시적 성격이 강해 추세적인 강세 재료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내외금리차 축소는 달러-원 환율에 제한적인 영향만을 미칠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2021년 11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실증분석 결과 환율은 실현된 금리차 변화에는 유의하게 반응하지 않고, 통화정책 기대의 변화에는 유의하게 반응한다"며 "하반기 중 한국이 50bp 인상하고 미국이 동결하더라도 이러한 경로가 이미 시장 기대에 반영된 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하반기 달러-원 환율은 뚜렷한 추세를 형성하기보다 높은 변동성 속에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AI(인공지능) 관련 국내외 주식의 높은 변동성이 당분간 환율 변동성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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