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목적지까지 첫걸음 뗐다는 의미
원유 시장 정상화 3~6개월 걸려
연합뉴스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선임기자 = 국제 원유 시장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도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한참 더 걸리며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15일(현지 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리스타드 에너지의 클로디오 갈림베르티 수석 경제학자는 "시장 심리가 분명히 개선됐지만 원유 공급은 그렇지 않다"며 "원유 생산이 늘어나고, 물류가 정상화되고, 국제유가에 포함된 위험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후 하루 120척이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은 제로(0)로 떨어졌다.
◇ 정상화까지 3~6개월 걸린다
시장의 첫 번째 문제는 페르시아만에 갇힌 수백 척의 배들이다. 이들을 이 지역에서 빼내서 목적지까지 이동하게 하는 임무는 대형 공항에서 항공 교통 관제와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지정학 컨설팅 회사 페리플로스의 로저 베이커 전무는 "이 배들이 페르시아만을 빠져나와서 목적지에 원유를 내리고 다시 실으러 돌아오는 과정은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도 3~6개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상 위험 정보 회사인 HUAX의 창립자 아르세니오 롱고는 "이런 과정이 시작되려면 선주와 선장들이 공격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의 합의 이후 누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할지, 그 통제가 어떻게 시행될지 아직 불분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에 호르무즈 해협의 무료 통행을 승인했다고 밝혔지만, 이란의 준관영 통신인 파르스는 전일 해당 수로를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60일간만 무료 통행을 허용하고 이후에는 통행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롱고는 "보험 업계와 시장 주변 일부에서는 일찍이 합의가 성사되거나 최소한 합의가 안 될 위험은 축소되고 있다는 가정으로 일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자동으로 선장이나 선주, 운용자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정상 상태로 여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10억 배럴 부족 상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후로 시장은 하루에 1천400만~1천500만 배럴의 원유가 부족했다. 이를 두고, 골드만삭스는 전체적으로 10억 배럴 이상으로 추정한다.
이 석유가 페르시아만에 갇혀 있는 동안 그 지역의 산유국들은 저장 탱크가 가득 참에 따라 수백만 배럴의 생산도 중지시켰다.
우드 맥킨지 컨설팅회사에 따르면 이를 되돌리는 작업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우드 맥킨지의 딜란 화이트 북미 담당 디렉터는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 비축 저장소의 저장량은 운영 최소치의 200만 배럴 안쪽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전략가들은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여름철 수요 증가와 이미 발생한 예외적으로 큰 재고 감소가 맞물려 8월까지 전 세계 재고가 운영상 압박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전쟁 중에 목표가 됐던 정유시설, 천연가스 터미널,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재건하고 복귀하는 비용이 5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옳은 방향으로 한 발짝일 뿐
미국과 이란의 지도자들은 양쪽이 종전에 대해 합의했다고 하지만, 누구도 핵 프로그램, 경제 제재,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같은 핵심 사항에 대해서 조건을 발설하지 않고 있다.
리스타드는 중동의 현재 상황이 해결되더라도 양국의 합의는 잠재적인 단절을 포함해서 더 긴 과정의 첫걸음일 뿐일 거 같다며 "워싱턴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휘발유 가격 급등을 피할 유인이 있고, 테헤란은 경제 제재를 풀고, 수출을 회복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리스타드는 이어 글로벌 경제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갖고 있다며 드물지만 이러한 유인책이 일관성 있게 맞을 때가 있는데, 이번이 단순한 단기 외교적 주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강력한 근거라고 덧붙였다.
리스타드는 서명된 합의가 곧 작동하지는 않고, 합의가 성사되더라도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기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발걸음에 불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도 4월 초 휴전을 포함한 협상이 있었지만, 페르시아만 상황은 계속 취약했으며 주말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은 일요일의 합의를 위협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것과는 다른 조건을 보도하기도 했다.
HUAX의 롱고는 현재 원유 시장은 칼날 위에 있다며 "호르무즈에서 작은 사건이 발생하고, 논란이 되는 사찰이나 다른 걸프만 지역의 공격 등만으로도 전체 상황은 다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liberte@yna.co.kr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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