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미래에셋증권에 배정 예정이었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전량 삭감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미배정 경위 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15일 미래에셋증권 서울 한 지점. 2026.6.15 jieunlee@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신민경 기자 =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공모주 '0주 배정' 사태 이후 미래에셋증권과 금융감독원, 대표주관사 골드만삭스 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은 투자자 보상방안 마련과 함께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배정 취소의 당사자인 골드만삭스는 사흘째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당초 투자자 보호 점검 차원이던 현장검사를 사실상 확대하면서 미래에셋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최근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던 전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증거금 환불 절차를 마무리하고 후속 보상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내부적으로는 청약 자금이 묶여 있던 기간에 대한 지연 이자보상 등이 우선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당초 확보가 예상됐던 물량이 최종 배정 과정에서 전부 취소된 것은 회사 입장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투자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을 골드만삭스의 최종 결정에서 찾고 있다.
앞서 스페이스X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미래에셋에 231만4천815주, 약 3억1천만달러 규모의 물량을 배정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상장을 불과 수시간 앞두고 골드만삭스는 미래에셋 측에 최종 판매 물량이 없다고 통보했다.
미래에셋은 이후 뉴욕 현지 법인을 통해 배정 취소 사유를 확인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골드만삭스로부터 공식적인 설명을 받지 못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이 대표주관사단을 상대로 한국 배정 물량 취소 이유도 질의했지만 골드만 측은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사실상 일방적으로 배정이 취소된 셈"이라며 "미국 IPO 시장에서는 대표주관사의 재량권이 절대적이지만,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실무 문제가 아닌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한국 패싱' 사례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래에셋그룹은 2022~2023년 스페이스X에 약 2억7천800만달러를 투자한 초기 투자자다. 이번 IPO에서도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증권 등 계열사가 미국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참여해 별도의 코너스톤 물량을 배정받기도 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에 공급하기 위해 확보했던 물량은 전량 취소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관리 기조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당초 미래에셋은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까지 검토했지만 환율 변동성과 대규모 달러 유출 우려 등을 고려해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청약 규모를 제한했다.
반면 일본에서는 미국 법인을 통한 개인 투자자 청약이 가능했고, 실제 상당한 규모의 물량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 9일부터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검사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당초 검사 목적은 전문투자자 대상 해외 IPO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적절히 작동했는지 점검하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스페이스X 0주 배정 사태가 발생하면서 검사 범위가 사실상 확대되는 분위기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공모주 0주 배정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만큼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미 검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해당 부분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은 과장 광고 여부 등 특정 방향을 정해놓고 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검사 전환은 전문투자자 대상 판매 과정의 투자자 보호 이슈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0주 배정 사태 이후 관련 경위도 함께 확인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해외 IPO 판매 절차 전반을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결국 해외 IPO를 국내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어떤 위험 요인이 있는지, 사전에 어떤 설명이 이뤄져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점을 찾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배정 실패를 넘어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IPO 시장 내 협상력과 해외 공모주 판매 제도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골드만삭스가 배정을 취소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어 개선 방안 도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래에셋 입장에선 투자자 보상과 평판 관리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금감원 검사까지 강화되고 있는 만큼 후폭풍은 향후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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