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500억弗' 대체투자 기회에 초기 채용 '문전성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아무래도 처음 신설되는 조직이라 정보가 별로 없는 상태인데도, 법으로 20년 운영이 보장된 데다 초대형 해외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단 기대가 컸던 것 같다"
다음 날(오는 18일)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출범한다.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 정부가 약속한 3천500억 달러(528조 원)의 대미 투자 집행을 맡게 될 조직이다.
[촬영 양영석]
출범에 앞서 공사는 초기 인력 채용을 진행했다. 지난 4월부터 약 두 달 동안 진행된 채용 절차에서 투자군 9명, 비투자군 7명 등 16명을 선발한다. 응시 자격은 직급별로 팀원의 경우 3년, 팀장은 10년 이상 경력자였다.
이번 채용에는 예상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는 후문이다.
당초 공사 근무지가 세종시에 있고, 급여 수준이 '유사 금융형 공공기관 수준'이라는 점에서 지원율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별도 숙소 지원도 없어 서울이나 수도권 지원자 입장에서는 급여 대비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원율이 높았던 배경에는 공사의 업무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
한미전략투자공사는 한·미 업무협약(MOU)을 기반으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첨단산업에 2천억 달러, 조선 협력 분야에 1천500억 달러가 배정돼있다.
최근 공사의 1호 투자처로 에너지·원전 관련 사업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사실상 초대형 대체투자 플랫폼에 가깝다.
결국 공사에서 일하는 투자 인력은 산업 인프라 등 미국 내 대형 프로젝트 관련 심사와 실행, 사후관리 업무까지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금융권에서 수억 달러 규모의 해외 대체투자 딜을 직접 검토하고 실행할 기회는 흔치 않다. 특히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국민연금이나 한국투자공사(KIC)에 버금가는 초대형 기관 수준이다.
지원자들이 주목한 것도 바로 이 지점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도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부문 운용역의 지원 경쟁률은 일반 금융사 평균보다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부동산 등 대체투자 쪽 경쟁률은 꾸준히 높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5년간 전체 국민연금 운용역 경쟁률이 3~4대 1 수준이었던 반면, 부동산 투자 분야는 최근 경쟁률이 20대 1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와 비교하면 충청권에 위치한 세종에서 근무한다는 점도 수도권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도 있다. 고용 안정성도 공사가 아직 설립 초기라는 점에서 세부 운영 방식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특별법상 20년 존속이 명시돼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나 KIC도 마찬가지고, (한미전략투자공사가) 공공기관이라도 커리어를 쌓기에 좋은 기회라고 보는 지원자가 꽤 많았을 것"이라며 "당장의 보수보다도 미국의 대형 운용사를 상대로 협업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다만 공사가 국민연금이나 KIC와 같은 전문 투자기관과 실제 투자 방식은 다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현재 공사는 '운영위원회'와 '사업관리위원회'를 두고 운영하는데, 재정경제부장관과 산업통상부장관이 각각 위원장을 맡는 구조다.
이는 KIC가 '운영위원회'와 '투자실무위원회'를, 국민연금이 '기금운용위원회'와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공사의 경우 한미 양국의 협력 아래 투자가 결정되는 만큼 실제 운용역 판단보다 외교·정치적 판단이 투자 과정에 개입될 여지가 있다.
다른 투자 운용역은 "느낌상 국부펀드와 비슷하다"며 "미국 대상으로 인프라든 대체투자를 경험하는 것만도 다음 커리어를 가져가기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운용사보다 임금이 적더라도 감수할 만하다고 보는 지원자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증권부 노요빈 기자)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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