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현장에서] 제이알 이어 중앙까지…금융안정 주목하는 채권시장

26.06.17.
읽는시간 0분

(서울=연합인포맥스)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이 명언은 유동성이 마르고 자금시장이 경색되기 시작하면, 그간 가려져 있던 취약성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상황을 빗댄 말이다.

최근 채권시장이 금리 인상 사이클 초입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크레디트 이벤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불과 두 달 만에 제이알글로벌리츠에 이어 중앙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벌어지면서, 앞으로 금리 인상이 한두 번 단행되는 과정에서 유사한 크레디트 이벤트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중앙그룹은 제이알글로벌리츠와 달리 사업 규모와 대외 인지도 측면에서 시장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한층 키우고 있다.

물론 개별적인 기업의 신용 이슈가 크레디트 시장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겠지만, 조만간 금리 인상과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보다 더 악화하고 크레디트 시장이 위축된다면 이 자체를 마냥 기우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한 증권사의 채권 관계자는 "채권 시장 메인 플레이어들은 신경 쓰지 않는 등급이라 크게 상관없지만 BBB급 이하 시장은 망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해당 등급대의 기업들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그룹 정도라면 정책당국도 경계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양극화 속 금리 상승이 주는 부담이 가시화한 데다 홈플러스에 이어 중앙그룹까지 무너지면서 일반 시민들에게도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이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금리 수준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크레디트 이벤트가 향후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여력을 제약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에도 힘이 실린다.

현재 시장에서는 대체로 올해 두 차례, 내년 상반기에 두 차례 등 총 네 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최종금리가 3.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신현송 한은 총재가 5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최종금리 수준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에서는 3.5%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이가운데 시장에서는 크레디트 이벤트가 금융안정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수로 부상할 경우, 한은이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결국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개별 디폴트 자체가 아니다. 금리 인상 과정에서 개별 크레디트 이슈로 인한 금융안정 문제가 부각될 경우 한은이 어디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느냐다.

한 채권시장 참여자는 "중앙그룹의 사태까지 보다 보니 금리 인상 과정에서 하위등급 기업들의 크레디트 이벤트가 추가로 한두 건은 더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의 예상 횟수만큼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에는 이같은 이슈들로 인해 금리 인상을 중단하게 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같은 개별기업의 크레디트 이슈에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엮이면서 리스크가 더 커진다면 주요한 고려 요인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금리 인상기에 채권시장이 확인하려는 것은 물가의 향방만이 아니다. 물이 빠진 뒤 또 다른 취약성이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다. (경제부 시장팀 손지현 기자)

JTBC스튜디오일산

[촬영 안 철 수] 2026.5

jhson1@yna.co.kr

손지현

손지현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