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RBC자산운용은 중동 전쟁이 끝나면 채권 금리가 빠르게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생각은 너무 단순하고 지나치게 근시안적인 시각이라고 평가했다.
운용사는 16일(현지시간) 자사 게시물을 통해 "중동 분쟁이 결코 작은 이슈는 아니지만, 올해뿐만 아니라 이미 수년째 글로벌 채권 금리를 끌어올리는 거대한 원인 가운데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지정학적 사건과 이에 따른 유가 급등, 그리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망 등이 최근 채권 금리를 끌어올렸지만, 이는 수년간 금리를 상승시킨 거대한 '숲' 속에서 마주친 '최신 나무 한 그루'일 뿐이라고 운용사는 진단했다.
그러면서 채권시장은 나무가 아닌 숲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RBC는 "지금은 유가와 중앙은행의 긴축 공포가 시장의 내러티브를 지배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러한 단기 요인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복합적인 요인들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라며 "이 요인들은 한결같이 한 방향을 가리킨다. 바로 '금리는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금리를 끌어올리는 장기적 요인으로 자본 수요의 급증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여건이 거론됐다.
현재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막대한 양의 채권과 주식을 발행하고 있다. 각국 정부 또한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국채 발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부 지역의 국방비 증가는 이러한 적자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제가 견고하게 유지되는 배경 속에서 이렇게 자본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고령화된 인구는 저축보다 소비에 집중하며 자본의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즉, 공급을 압도하는 자본 수요가 금리를 밀어 올리는 본질적인 원인인 셈이다.
RBC는 "우리는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현재 그 지점에 도달했다"고 돌아봤다.
운용사에 따르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등 주요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 평균 수익률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0%선을 돌파했다.
RBC는 "오늘날의 테크붐이 1990년대의 닷컴 붐과 최소한 대등한 수준으로 비교되며 단기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라며 "글로벌 30년물 금리가 지난 2000년 이전 수준인 5~6%대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중앙은행들의 대응과 관련해 운용사는 "최근 이들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시장이 집중하지만, 향후 단행될 어떠한 조정도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경제 현실에 맞춘 필연적인 재조정에 불과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와 내년까지 금리를 동결하되 '금리 인상 편향'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RBC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현재 수준인 4.5% 안팎을 유지하면서도 상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이번 주기의 주요 기술적 저항이었던 4.8%와 5.0%선을 다시 테스트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추정했다.
운용사는 채권 투자 전략과 관련, "금리가 역사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수준까지 올라왔음에도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다소 까다로운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 침체가 오지 않는 한 국채 금리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떨어질 여지가 작기 때문에 자본 차익의 기대를 내려놓고 순수 이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자료 : RBC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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