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2026.6.16 kjhpress@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이달 말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호남 지역 반도체 공장 건설 타당성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건설할 반도체 공장의 종류, 입지의 타당성, 정치권 영향 여부 등이 거론됐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9일 청와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역 투자 방안이 주요 의제로 알려져 삼성전자의 호남 반도체 공장 증설 가능성이 나오는 배경이 됐다.
이미 지역을 중심으로 후보지도 언급됐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장성군에 걸쳐 조성되는 '첨단3지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지역을 둘러봤다는 언론보도도 나왔다.
◇ 후공정 지으려는 삼성…전남서는 "전(前)공정 유치해야"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설을 짓는다면 이는 후(後)공정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반도체 제조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위에 초미세 회로를 그리는 전(前)공정과 칩을 자르고 포장·검사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후공정은 인공지능(AI)용 메모리인 HBM(고대역복 메모리) 시장이 커지면서 중요도가 커졌다. 여러 칩을 아파트처럼 높이 쌓아 올리면서도 수율을 관리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전남·광주 지역에서는 후공정 공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규모 전공정 시설을 유치해야 충분한 고용창출 효과 등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진짜 판을 바꾸려면 대규모 전공정 팹(공장)이 와야 한다"며 "2기만 유치해도 연관 산업까지 도합 5만명의 청년 일자리가 쏟아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라남도 해남 지역이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필요로 하는 전공정 공장을 유일한 기지라고 강조했다.
◇전력·용수는 있는데…정주 여건은
삼성전자가 첨단3지구에서 후공정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큰 이유는 부지와 전력과 용수 때문으로 풀이됐다. 후공정 공장은 전공정과 비교해 전력과 용수를 덜 소비한다. 후공정 공장의 경우 이 지역 주변에서 생산되는 전력과 공급되는 용수만으로도 가동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첨단3지구는 총 362만㎡(약 110만 평) 규모의 일반산업단지로, 현재 잔여 산업용지가 91만㎡(약 27만 평)에 이른다. 또한 광주·전남 지역은 한빛원전 6기에서 연간 42TWh의 전력을 생산하고, 태양광 7천GWh, 풍력 640GWh의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한다. 첨단3지구 인근에는 장성호와 영산강이 있어 패키징 공장 운영에 필요한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
문제는 정주 여건이다. 광주 중심부와 가깝다는 장점에도 후공정 공정을 잘 아는 숙련된 인력 입장에서 수도권과 비교해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직원이 좋은 대우를 받으며 광주 지역으로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협력관계인 소재·부품·장비회사 입장에서는 구인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제조업체와 소·부·장 업체가 하나의 클러스터를 이루어야 하는 반도체산업 특성상 중견·중소업체 직원들도 유인할 매력적인 정주 여건이 필요해 보인다.
◇"정치권 논리에 좌우되지 않도록 지켜볼 것"
또 다른 쟁점은 균형발전과 산업효율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수도권 집중을 깨야 지방소멸과 수도권 전력난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8월부터 시행하는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에 반도체 산단을 비수도권 지역에 조성할 경우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부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시행규칙 초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메모리 초호황을 맞은 삼성전자가 비수도권에 투자해 지방균형 발전에 힘쓰도록 유도하고, 호황의 과실을 바람직하게 재분배하려는 셈이다.
그럼에도 정치적 입김이 기업의 투자결정에 지나치게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취재진과 만나 호남 반도체 공장과 관련해 "실제 투자로 이어지게 된다면 준감위의 논의 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권 논리에 좌우되지 않도록 유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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