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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의 마켓산책] 스페이스X와 환율

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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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로켓 발사 장면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스페이스X가 이번에는 주식시장 상장으로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스타십, 스타링크, 차세대 우주선 개발, 위성인터넷. 상상 속의 우주 이야기를 한꺼번에 품은 회사가 주식 종목으로 들어오면서 투자 열기가 고조됐다.

그야말로 무한한 레버리지가 될 우주에 투자하려는 열망이 주식 시장을 휩쓸었다.

이런 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는 소식에 시장 참가자들은 반색했다.

하지만 청약은 기관과 전문투자자들에 국한됐고, 일반 투자자들은 결국 다시 서학개미 모드를 유지했다.

스페이스X를 향한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던지 국내 투자자들은 상장일 당일에 약 7억9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에서 135달러 공모가의 스페이스X 주가는 첫날 160달러대로 오르면서 어느 정도 매수할 만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후 스페이스X 주가는 225달러대까지 오른 후 상승폭이 줄었다.

일각에서는 우주의 거품을 개미 투자자들이 받았다는 지적도 일었다.

그래도 우주를 향한 꿈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양상이다.

올해 가을부터는 오픈AI, 앤트로픽 상장도 기다리고 있어 인공지능의 꿈도 현재진행형이다.

이같은 미국 빅테크 주식 상장에 따른 국내 투자자의 기대에 자금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달러-원 환율이 다시 1,500원대로 급등하면서 환율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으로 국내 증시 포지션이 커진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리밸런싱에 나서면서 이 흐름이 고스란히 외환시장 달러 매수세로 이어졌다.

지난 2월 한때 1,419원대로 빠졌던 환율은 1,550원대로 급등했다 다시 1,510원대로 레벨을 낮췄다.

국내 주식을 팔고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려는 외국인들의 수요는 단번에 환율을 끌어올렸다.

만약 국내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해외 공모주 투자에 몰리면 환율은 다시금 높아질 수 있다.

환율이 1,550원선을 웃돌아 저항선이 1,600원선으로 높아진 상황은 분명 우려할 만하다.

하지만 이런 자금은 이벤트가 해소되고 나면 다시 조정된다.

환율 상승 우려를 이유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를 제한하는 움직임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나섰다가 전문투자자들을 위한 물량 배정이 무산되자 시장 참가자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을 우려한 감독당국이 점검에 나서면서 청약 물량이 축소된 점이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당국이 실제 환율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이는 지난해 달러-원 환율 폭등 이유로 서학개미를 탓하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반영한다.

서학개미의 투자가 활발해진 것은 복합적인 투자 여건이 합쳐진 결과였다.

미국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좋았고, AI나 반도체 면에서 투자할 만한 기업들도 많았다. 3%를 웃도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주변국을 웃돈 것은 물론 미국과 이란 전쟁 등으로 불안하던 차에 안전자산인 달러를 사두려는 심리도 확산했다.

이 과정에서 달러-원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었다.

이런 투자 여건이 서학개미들을 움직였다.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투자용 달러 매수가 환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환율 상승의 이유를 서학개미로만 국한할 수는 없다. 수출기업들이 해외에서 번 달러를 국내로 가져오지 않고 다시 해외에서 재투자하고, 달러인덱스가 100을 찍을 정도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진 영향도 컸다.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은 파도처럼 움직인다.

파도처럼 밀물과 썰물이 규칙적으로 오가지는 않지만 일정 부분 트렌드를 형성한다. 이런 흐름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

만약 특정한 흐름을 막기 위해 강도높은 규제에 나서게 되면 시장은 반작용을 보이게 된다.

특히 당국이 규제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투자자들은 어떤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이는 과도한 변동성을 야기한다.

환율 급등락의 주된 이유를 개인 투자자들의 행태에서 찾으면 대응책이 너무 편중될 우려도 있다.

앞으로도 국내 투자자들은 글로벌 증시에서 우주산업, 반도체, 로봇, 인공지능(AI)으로 큰 물결이 바뀌는 지점을 포착하며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

오히려 그런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우리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 외환시장은 7월부터 열릴 24시간 체제를 준비해왔고, 우리나라 증시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이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해왔다.

국내 증시는 오는 19일부터 MSCI 글로벌 시장 접근성 리뷰에 이어 오는 23일 2026년 연례 시장분류 리뷰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6월에 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등재에 실패했을 때 우리나라는 외환시장 자유화, 투자자 등록 및 계정설정, 청산결제, 투자상품 가용성 등의 항목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환시장 자유화를 비롯해 제도가 개선되면서 이번에는 MSCI 연간 검토에서 한국이 선진국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 시장이 업그레이되는 시점에서 나가는 돈도, 들어오는 돈도 활발하게 오갈 필요가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기회를 제한하면 한국은 여전히 자본이동이 불편한 나라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규모의 글로벌 자금 흐름을 소화할 수 있는 시장도 인위적으로 하루 아침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당국이 모두 컨트롤할 수도 없는 셈이다. 투자 기회를 자꾸 제한하면 투자자들은 조급해진다. 이는 자금 쏠림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증권부장)

syjung@yna.co.kr

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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