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로이먼트 갭(Deployment Gap)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음에도 실제 산업 현장과 경제 전반에 충분히 적용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생산성 격차를 의미한다.
직역하면 '배치(도입) 격차' 정도의 뜻이다. 연구개발(R&D) 단계에서 혁신이 이뤄졌더라도 기업과 산업 현장에서 해당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면 기대했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개념이다.
최근 이 용어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수천억달러 규모의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각국의 생산성 지표에서는 아직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경제학자들과 국제기구들은 기술 혁신 자체보다 실제 활용 속도가 더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 등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기술 발전 속도와 실제 산업 현장의 활용 수준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생성형 AI를 도입했더라도 기존 업무 프로세스 개편, 조직 문화 변화, 직원 교육, 데이터 인프라 구축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 생산성 향상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AI 기술은 존재하지만 실제 경제에는 충분히 스며들지 못하는 것이다.
경제사적으로도 비슷한 사례는 있었다.
전기와 인터넷 역시 발명 직후 곧바로 생산성 혁명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공장 설비와 산업 구조, 기업 운영 방식이 바뀌는 과정을 거친 뒤에야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세계 경제가 AI 혁신이 본격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직전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디플로이먼트 갭이 장기간 해소되지 않을 경우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각국 정부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뿐 아니라 산업 현장의 AI 활용 확대, 디지털 전환, 인력 재교육 정책에 집중하는 것도 디플로이먼트 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경제부 정지서 기자)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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