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신임 의장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에 깊은 불안감을 남긴 채 끝났다.
워시 의장이 앞으로 연준의 커뮤니케이션을 대폭 줄이겠다는 기조를 명확히 하면서, 이른바 '과묵한 의장'의 등장에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91.25포인트(1.21%) 떨어진 7,420.10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과거 벤 버냉키, 재닛 옐런, 제롬 파월 등 3대 전임 의장들이 치른 첫 FOMC 당시의 지수 낙폭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날 종가 부근에서 좁은 범위로 움직이던 S&P 500이 급락하기 시작한 것은 FOMC 성명서가 발표된 직후였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시장은 극도로 간소화된 성명서 분량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성명서의 본문 분량은 약 130단어로, 파월 전 의장의 마지막 회의였던 지난 4월 성명서의 절반 이하에 그쳤다.
동시에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시사하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삭제됐고, 워시 의장은 자신이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직접 발표했다.
그는 "정책을 운용하는 데 있어 점도표를 채워 넣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 점도표, 회의 방식, 속기록, 의사록 등을 거론하며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S&P 500 지수는 그의 기자회견 질의응답이 시작되며 본격적으로 하락했고, 회의가 끝난 뒤 낙폭을 더욱 키우며 이날 최저점 부근에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지수 등 다른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역대 연준 의장들도 FOMC 첫 무대에서는 시장의 반응이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FOMC가 정책 변경을 즉시 공표하는 체제가 된 이후 취임한 버냉키와 옐런, 파월 전 의장들의 첫 FOMC 당일 S&P 500지수는 예외 없이 하락했다.
옐런 전 의장의 경우 기자회견에서 성명서의 '상당 기간'으로 되어 있던 양적완화 종료부터 금리 인상 개시까지의 기간에 대해 '대략 6개월'이라고 언급하면서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그런데도 당시 S&P 500지수는 0.6% 하락하는 데 그쳐 1.2% 내린 이날 장세와는 비교됐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워시 의장은 과거 3명의 의장이 금융정책의 효과를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해 온 연준의 정책 판단 사고방식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공하기를 거부했다"라며 "그것이 시장의 매파적 해석을 증폭시켰고, 시장 변동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이 대외 소통을 줄이려는 것은 FOMC 위원들이 자신들의 예측에 얽매여 경제 상황 변화에 대한 대응에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오판했다가 이후 역사적으로 가파른 속도의 금리 인상에 내몰렸던 파월 전 의장에 대한 비판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뉴욕의 한 대형 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닛케이를 통해 "그린스펀 의장 시절처럼 수수께끼 같은 '마법사' 같은 인물이 나타나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로 돌아갈 것 같다"라며 "시장은 이에 익숙해져야만 한다"고 관측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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