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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 안 팔리네"…2천억원어치 매물 '산더미'

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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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상 주인 못 찾은 점포 수두룩…비싸고 조건 까다로워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은행권이 내놓은 유휴 점포들이 좀처럼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시장에 쌓이고 있다. 이달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매각에 나선 점포만 26곳, 최저입찰가 기준으로 1천983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1년 이상 매수자를 찾지 못한 채 다시 시장에 나온 물건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2일부터 입찰을 시작하는 부동산 매각 공고를 내걸었다.

우리은행이 이번에 매각하는 부동산은 영업점 23곳과 대전 합숙소 부지, 곤지암 체육시설 등 총 25곳이다. 전체 규모는 2천116억원이며, 이 가운데 영업점만 추리면 최저 공매가 합계는 1천849억원이다.

매물 대부분은 이번에 처음 시장에 나온 물건이 아니다. 23곳 중 19곳이 앞선 입찰에서 유찰됐으며, 상당수는 이미 5~7차례 주인을 찾는 데 실패했다.

서울 금천구의 가산벤처지점과 목동남지점, 부산 용호동지점 등은 각각 일곱 차례 매각이 무산됐다. 옛 독립문·보문동·망우동·금남로·대치남지점과 신사동금융센터 등도 다섯 차례씩 유찰됐다.

가장 오랫동안 시장을 떠돈 곳은 경기도 수원의 옛 영통금융센터다. 2023년 5월 매각 절차를 시작한 이후 3년간 12차례 유찰을 거듭했지만, 현재까지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반복되는 유찰에 최저입찰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3년 전 52억원으로 책정됐던 최저입찰가격은 매수자를 만나지 못하면서 20억원 가까이 하락한 33억원으로 낮아졌다.

서초, 대치, 신사 등 주요 지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120억원대였던 대치남지점의 입찰가도 20억원 하락했고, 138억원이 책정됐던 서초사랑지점 역시 114억원까지 눈높이를 낮췄다.

이번 공고에는 새로 폐점하는 점포도 포함됐다. 서울 송파구의 갤러리아팰리스지점과 부산 해운대구 센텀파크지점은 다음 달 3일 폐점할 예정으로, 일정에 맞춰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폐점 후 자체 사무실 이용 중이던 반포 지점도 매물로 나왔다.

다른 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NH농협은행도 이달 유휴 점포 3곳에 대한 매각 입찰을 진행한다. 최저입찰가는 각각 45억원, 53억원, 36억원으로 총 134억원 규모다. 이들 역시 앞선 5차례의 공매에서 매수자를 찾지 못해 재차 절차를 밟는 물건이다.

은행들이 유휴 점포 처분에 나서는 것은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영업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업무에 활용하지 않는 부동산의 보유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은행업 감독 규정에서도 업무 목적과 무관한 유휴 점포(비업무용자산)를 사유 발생일로부터 3년 이내에 처분하도록 해뒀다.

은행권의 지속적인 점포 통폐합 및 매각 작업에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부동산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0조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전년 대비로는 8.3% 줄었으며, 같은 기간 국내 지점 수는 94곳 줄었다.

매각이 완료되면 고정비를 절감하고, 묶여있던 자금이 영업자산에 투입되는 효과가 난다. 자본효율화 측면에서는 필요한 자금이나, 은행 전체 자본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유찰이 장기화하면서 자산 효율화 효과도 지연되고 있다. 매각 시도가 반복될수록 최저입찰가격을 낮춰야 하는 만큼 은행이 기대할 수 있는 처분이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점포별로 입지와 규모, 임대차 조건이 달라 매수 수요가 제한적인 데다, 고액 매물의 경우 반복적인 유찰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용하지 않는 부동산을 계속 보유할 수 없고,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매각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유찰이 반복될 경우 가격을 낮추는 것 외에는 방법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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