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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도 챙긴 스페이스X 공모주…미래에셋 청약 절차가 발목 잡았나

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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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패싱'보다 꼬인 청약 방식에 무게…'투자자 검증' 변수로 지적

"해외 IPO 국내 배정 쉽지않은 구조…한국 제도 맹점 드러낸 사례"

'스페이스X 0주 배정' 미래에셋증권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미래에셋증권에 배정 예정이었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전량 삭감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미배정 경위 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15일 미래에셋증권 서울 한 지점. 2026.6.15 jieunlee@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이규선 기자 =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인수단에 참여하고도 주식을 배정받지 못한 원인으로 미국 규제에 따른 투자자 구성 문제가 거론된다.

같은 조건으로 인수단에 참여한 브라질 방코BTG파투알(Banco BTG Pactual)은 물량을 따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청약 구조가 변수였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20여곳으로 구성된 스페이스X 글로벌 인수단에 국내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최종 투자설명서(424B4)에 명시된 미래에셋증권의 책임(Liability) 물량은 231만4천815주였다. 그러나 상장을 앞두고 대표주관사(리드 레프트 북러너·lead left bookrunner)인 골드만삭스로부터 "배정 물량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투자설명서상 미래에셋증권은 BTG파투알, ING은행 등 10개사와 함께 인수단 내 가장 낮은 인수 물량(231만4천815주)을 배정받은 최하위 그룹에 속했다.

이 가운데 ING은행, 방코BTG파투알, 미래에셋증권 세 곳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미등록 브로커-딜러로서 미국 내 또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주식을 판매할 수 없다"고 별도로 명시돼 있다. 한국 판매 제한 관련 조항에서도 스페이스X 보통주는 자본시장법상 등록되지 않아 사모(private placement) 방식으로만 제공된다고 적시됐다.

문제는 이 사모 트랙 안에서 벌어졌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청약 물량을 채우는 과정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등 여러 자산운용사의 액티브 ETF·공모펀드 신청 물량을 끌어모아 포함시켰다.

하지만 액티브 ETF나 공모펀드는 개방형 상품이다. 투자자 명부에 미국인이나 미국 거주자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차단할 수 없다.

다수 운용사의 개방형 펀드가 뒤섞인 구조에서는 투자설명서가 명시한 '미국인 대상 판매 금지'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반면 비슷한 지위의 BTG파투알은 물량을 배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Banco BTG Pactual 고위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에 "스페이스X의 공모주 물량을 정상적으로 배정받았다"고 밝혔다.

BTG파투알 역시 미래에셋증권과 마찬가지로 SEC 미등록 브로커-딜러이며 사모로만 모집해야 하는 등 미래에셋증권과 조건이 같았다.

투자설명서에서는 브라질 전문투자자(Brazilian Professional Investors)에게만 비(非)브라질 계좌 및 결제 방식을 거쳐 제공할 수 있다고 한정돼 있다.

차이는 운영 구조에서 났다는 분석이다. BTG파투알은 다수 투자자가 섞인 펀드 등 투자기구(비히클)가 아닌 은행 법인 단독 명의로 물량을 받았다. 청약 주체가 명확해 '미국인 미포함' 증명이 간단했다. 우선 자기 명의로 주식을 확보한 뒤 사후에 브라질 내 투자자들에게 분배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 규모 자체가 적어 한국이 밀렸다는 해석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브라질 역시 '전문투자자(Brazilian Professional Investors)'로 대상을 엄격히 제한한 사모 트랙으로만 청약을 진행한 만큼, 전체 수요 풀(Pool)의 한계는 한국과 비슷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덩치의 좁은 사모 시장에서 브라질은 물량을 챙기고 한국은 전량 배제됐다면, 성패를 가른 기준은 '수요의 절대량'이 아닌 청약 명부의 '검증 가능성'이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 제기된 '코리아 패싱'이라는 주장도 같은 이유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브라질은 오히려 스페이스X 측과 마찰을 빚었던 전례가 있다. 투자설명서 위험요인 항목에는 2024년 8월 브라질 대법원이 스타링크의 자산을 동결하고 금융거래를 금지했다는 사실이 명시돼 있다. 일론 머스크 소유의 엑스(X·옛 트위터)가 현지 법을 위반하자 법원이 스타링크 자산까지 한데 묶어 제재했던 사안이다.

이런 전례가 있는 브라질이 오히려 물량을 받고 별다른 마찰 이력이 없는 한국이 배제된 것이다.

이번 배정 차이가 특정 국가에 대한 '패싱'이 아닌, 청약 구조 자체의 검증 가능성 문제였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글로벌 IPO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국내 규제 환경의 맹점도 여실히 드러났다.

일본은 '비상장 공모(POWL)' 제도를 활용해 외국 기업이 일본 증시에 상장하지 않고도 자국 투자자에게 공모주를 팔 수 있다. 사모 트랙에 적용되는 '49인 이하' 요건 같은 투자자 수 제한을 풀어준 것이 핵심이다. 이를 기반으로 미즈호증권 등은 일반 개인투자자에게까지 공모주를 공급했다.

반면 한국에는 이러한 우회로가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공모로 모집하고 싶었지만, 증권신고서 수리 후 15영업일이 지나야 효력이 발생하는 현행법상 상장 일정을 대폭 앞당긴 스페이스X의 타임라인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법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공시 일정, 증권신고 절차, 시장 인프라 등의 이유로 해외 IPO를 국내 투자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공급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은 구조"라며 "결국 이번 건은 개별 기관의 단순 영업 실패라기보다, 미국 시장의 엄격한 자금 모집 요건을 유연하게 맞출 수 없는 한국 제도의 맹점을 그대로 드러낸 사례"라고 짚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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