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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의 신규 원전] 전기 있는 곳으로 산업 이동…지형 변화 촉각

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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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규제·원가 절감 동시 고민하는 기업 이동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신규 원전 부지 선정을 기점으로 국내 전력 시장의 지형도가 바뀐다. 14년 만의 신규 대형원전과 사상 최초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들어설 예정인 영향이다. 전기를 소비처로 보내는 송전망 건설이 난항을 겪으면서, 무탄소에너지(CFE) 핵심 발전원인 원전 울타리 안으로 기업들이 모일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18일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에 따르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원전 건설을 위한 후보부지로 대형원전은 경북 영덕군, SMR은 부산 기장군이 각각 최종 선정됐다. 이 부지들은 주민 여론조사를 포함한 주민수용성과 부지 적정성 등에서 타지역 대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대형원전 후보지인 영덕군은 기존 경북권 원전 생태계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빠른 복원력이 강점이다. 과거 원전 추진 과정의 산업적 기반과 인근 울진·경주 등 동해안 원전 벨트와의 연계성을 즉시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대규모 전력 인프라가 필수적인 앵커 기업들을 유치하는 강력한 동인이 될 전망이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운영 현황

[출처: 연합뉴스 그래픽]

부산 기장군에 국내 최초 SMR이 들어서는 점도 산업 지형 개편의 변수다. 기장군은 전력 소비가 극심한 울산·경남 미포·온산 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한 요충지다. 장거리 송전망 건설 없이도 울타리 안에서 무탄소 기저 전력을 직접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래 첨단 기업들을 끌어들일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그간 국내 전력 시장은 해안가 생산 전력을 원거리 수요지로 송전하는 구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이 주민 반대와 계통 병목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발상의 전환이 강제되는 실정이다. 전력 과잉으로 첨단 공장 하향 유치를 주장한 호남권의 역지산지소 논리가 원전에도 적용되는 모양새다.

원전은 재생에너지와 달리 24시간 균일한 고품질 전력을 생산한다. 1분만 정전돼도 수백억원의 피해를 입는 반도체 팹(Fab)이나 대규모 전력을 상시 소비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확실한 대안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분산에너지 특별법과 지역별 차등 요금제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소형모듈원전(SMR) 모형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글로벌 탄소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하는 국내 대기업들에는 원전 부지 인근 특구 입주가 실질적인 돌파구로 꼽힌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글로벌 빅테크의 공급망 무탄소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수출길이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대형 원전과 SMR의 설계부터 실제 가동까지는 통상 10년 안팎의 장기 로드맵이 소요된다. 기업들은 중장기 시설 투자 계획 수립 단계에서 전력 인프라를 핵심 변수로 고려할 가능성이 커졌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됐을 때 전력 다소비 기업들이 비수도권으로 이동할지가 관심사"라며 "전력이라는 확실한 인프라와 수도권의 인력 확보, 정주 여건 등 사이에서 고민하는 형국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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