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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드디어 풀린 젠슨 황의 '코리아 미스터리'

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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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 '너무나 좋은 시장이 열린 것 같다', '메모리 반도체와 같은 현상을 다시 한번 만들어 낼 수 있다'

지난 18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 라이즈 2026' 행사장에서 나온 우리나라의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력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연사로 나선 한 업계 인사는 우리나라의 피지컬 AI(인공지능) 잠재력이 단순히 괜찮은 수준을 넘어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 정도의 충격, 즉 '챗GPT 모멘트'를 다시 한번 만들어 낼 수 있는 정도라고 강조했다.

정말일까? 이 질문은 몇 주 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일정을 취재하면서도 기자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던 의문이었다.

젠슨 황의 두 번째 방한은 단순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도 현대차, LG, 네이버, 두산을 만나 한국의 AI 생태계, 로보틱스 기술, 역경을 견디는 국민성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대기업에만 그런 것도 아니다. 일정 마지막 날에는 수십 곳의 스타트업 대표를 신라호텔 영빈관에 초대해 놓고 직접 분위기를 띄우며 친분을 쌓기까지 했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의 CEO가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분은 나쁘지 않았지만, 젠슨 황이 우리나라 기업들과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지, 그 사업에 우리나라가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는 사실 잘 와닿지 않았다. 기자에게는 일종의 미스터리였다.

그 궁금증은 넥스트 라이즈에서 우리나라의 로보틱스 전문가, 스타트업 대표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넥스트 라이즈 2026 개막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벤처·스타트업 전시회 '넥스트 라이즈 2026'을 찾은 참관객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2026.6.18 scape@yna.co.kr

스타트업 대표들과 연회 이후 신라호텔 영빈관 앞에 선 젠슨 황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피지컬 AI는 간단히 말해 생성형 AI와 로보틱스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로보틱스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술의 발전 방향도 잘 포착했다.

김용재 위로보틱스 대표는 "중국 로봇들이 백덤블링하고 춤추고, 정말 잘하는데 뭔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실제로 내부를 봐도 원리가 비슷하고 구조도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국은 다시 개념을 잘 잡았다"며 "정말 쓸모 있는 로보틱스의 발전 방향을 잡기 시작했고, 일종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단순히 기술의 발전을 과시하기 위한 로보틱스가 아니라,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의 그림을 우리나라가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한재권 에이로봇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춤추려고 만든 것이 아니고 쿵푸하려고 만든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인간의 어렵고, 힘들고, 위험하고, 그리고 귀찮은 일까지 대신해주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AI의 측면을 보면 로봇에 들어가는 AI가 학습할 데이터가 한국의 제조 공장에 풍부하다. 그러나 이 설명을 들어도 여전히 'AI의 성능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는 아니지 않나'라는 의구심이 남는다.

이 의문은 '알고리즘보다 데이터'라는 대목에서 풀렸다. 알고리즘도 물론 중요하지만,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AI의 품질을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질이 결정짓는다는 점이 한국의 가치를 엄청나게 높이는 요인이다.

한 CTO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AI가 반이다"라며 "그럼 좋은 AI 모델은 어떻게 만드나. 좋은 데이터, 양질의 데이터가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좋은 행동과 데이터를 넣어주는지가 좋은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그 데이터는 어디 있는가, 저는 대한민국에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2026 넥스트 라이즈 대담

왼쪽부터 이경한 엔비디아 APAC 피지컬AI 포 인셉션 헤드, 류중희 리얼월드 CEO, 김용재 위로보틱스 공동대표. [출처 : 한종화 기자]

젠슨 황이 우리나라의 국민성을 왜 그렇게 칭찬했는지 손에 잡히지 않던 의문이 그제야 해결되는 느낌이었다.

피지컬 AI는 제조업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하드웨어가 똑같은 로봇이라도 AI에 따라 '일머리 있는' 로봇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로봇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공장 라인이 있어도 한국인이 일하는 것과 타국인이 일하는 것은 다르다. 일 잘하는 AI를 키워 낼 데이터가 우리나라 공장에 쌓여 있었는데 한국인으로 태어나고 자란 입장에서는 그 일하는 모습이 너무나 당연해 경쟁력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자만은 금물이지만, 여기까지 생각하니 우리나라 국민들이 수십년간 일궈온 반도체, 자동차, 중공업, 석유화학 등 유수의 산업이 피지컬 AI의 '챗GPT 모멘트'를 가리키는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는 것도 부인하기는 어려웠다.

젠슨 황도 "한국은 고난을 통해 만들어지고 각성한 나라"라며 "한국은 50년 만에 문화, 뷰티, 음악, 영화, 기술을 수출하고 있고, 미래에는 로봇과 AI를 수출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산업부 한종화 차장)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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