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기준금리 인상 부담과 분기 말 수급 경계감이 맞물리면서 크레디트 시장의 투자 심리 위축세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에도 온기가 감돌지 않으면서 채권 조달을 지속해야 하는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다행히 SK하이닉스가 크레디트물로 투자처를 확대하면서 일부 기업들의 대규모 조달이 가능해진 점은 우려를 상쇄하는 요소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자금 집행이 시장 전반의 훈풍으로 이어지긴 어려운 시점인 터라 이들의 선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오버 두자리 조달 지속…물량 축소·추가 매출도
19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AAA'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전력공사, 수협중앙회, 한국남동발전은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
캠코와 중진공은 민평과 동일하거나 이보다 소폭 낮은 수준으로 가산금리(스프레드)를 확정했다.
캠코 2년물은 민평금리와 동일한 수준(par)으로, 3년물은 1bp 낮은 수준을 형성했다. 발행 규모는 2년과 3년물 각각 1천억원, 1천200억원이다.
응찰 규모는 2년물 2천500억원, 3년물 3천100억원 수준이었다.
중진공 역시 3년물을 동일 만기 민평과 동일하게 찍기로 했다.
발행 규모는 1천600억원으로, 2천100억원의 주문이 유입됐다.
두 발행물 모두 위험가중치가 제로(0)라는 점에서 해당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다소 개선된 모습이다.
반면 이외 공사채는 모두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수협중앙회는 1년물 수산금융채 2천억원을 'AAA' 특수채 등급 민평 대비 17bp 높게 찍기로 했다.
회사채로 분류되는 한국남동발전의 발행 스프레드는 3년물과 10년물 각각 동일 만기 국고채 대비 56bp, 59bp 높았다.
입찰 전일 기준 남동발전 민평 대비 3년은 6.4bp, 10년은 11.1bp 높은 수준이다.
발행 규모는 3년물 1천500억원, 10년물 400억원이다. 3년물의 경우 1천억원은 그린본드(green bond)로, 500억원은 일반 채권으로 발행한다.
최근 크레디트 시장의 투자심리 부담이 이어지면서 'AAA' 공기업조차 조달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7일에는 'AA+' 인천도시공사가 발행 물량을 소폭 줄여 낙찰한 후 추가 매출하는 방식으로 조달에 나서고도 민평보다 두 자릿수 높은 금리를 피하지 못했다.
당시 인천도시공사는 2년물을 500억원가량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입찰에서 400억원을 동일 만기 민평 대비 12bp 높게 낙찰했다. 이후 200억원을 추가 매출해 600억원을 찍기로 했다.
3년물은 당초 계획했던 500억원을 동일 만기 민평 대비 14bp 높게 찍기로 한 후 200억원을 추가 매출로 더했다.
◇하이닉스 효과에 한전 조단위 조달도…온기 확산은 글쎄
다만 전일 한전채 입찰 분위기는 시장 전반의 온도와는 사뭇 차이를 보였다.
한전은 전일 2년 4개월물과 2년 10개월물을 각각 5천억원, 7천억원씩 찍기로 했다.
발행 금리는 2년 4개월물 3.970%, 2년 10개월물 4.070%다.
입찰 전일 기준 한전채 2년과 3년물 민평이 각각 3.963%, 4.069%였다는 점에서 2년 4개월물은 민평보다 소폭 낮게, 2년 10개월물은 높게 찍은 모습이다.
2년 4개월물에는 5천700억원이, 2년 10개월물에는 7천3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번 조단위 조달의 뒤에는 SK하이닉스가 있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등의 단기물을 주로 매수하던 데에서 만기 2년 안팎의 크레디트물로 투자처를 넓히면서 일부 발행사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한전채는 불과 지난 16일 입찰까지만 해도 시장 위축에 발행 물량을 당초 계획 대비 대폭 축소해야 했다.
당시 2천500억원 안팎을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입찰 후 1천500억원으로 줄였다. 물량 축소에도 민평보다 높은 금리를 형성해 비용 부담이 드러났다.
다만 전일 입찰에서는 SK하이닉스의 매수세 속에서 조 단위 발행을 마칠 수 잇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온기가 크레디트 시장 전반으로 퍼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에 6월 반기 말까지 겹치면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6월을 지나면 시장 분위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지만, 이 역시 단기자금시장의 자금 부담이 풀리는 것일 뿐 통화긴축 마무리 전까진 당분간 녹록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SK하이닉스 자금의 경우 랩신탁이나 브로커에게 호재일 뿐 그 외 채권 업무자들에겐 체감이 크지 않다"며 "주로 발행물을 가져가는 터라 유통시장의 약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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