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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확대하는 금감원…스페이스X가 던진 '韓자본시장' 민낯

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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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0주 배정' 미래에셋증권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미래에셋증권에 배정 예정이었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전량 삭감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미배정 경위 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15일 미래에셋증권 서울 한 지점. 2026.6.15 jieunlee@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박경은 기자 =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사건 초반의 관심이 미래에셋증권이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한 배경에 집중됐다면, 최근 시장의 시선은 감독당국의 대응 방식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배정 취소를 결정한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정작 현장검사를 확대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곳은 한국 금융당국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국이 준비 단계부터 거래 구조와 제약 요인을 상당 부분 파악하고 있었던 만큼, 배정 무산 이후 판매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는 것은 결과론적 접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IPO 실패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과 감독 체계의 방향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배정 무산'과 '불완전판매'는 다른 문제

스페이스X IPO는 미국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 공모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글로벌 인수단에 참여했고 약 3억달러 규모의 한국 판매 물량 확보를 추진했다.

그러나 상장 직전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 과정에서 해당 물량을 전부 회수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단 한 주도 받지 못했다.

이후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를 확대했다.

표면적 명분은 투자자 보호다.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할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과도한 홍보는 없었는지 등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의문이 적지 않다.

IPO 공모주 배정 실패와 불완전판매는 전혀 다른 사안인데 두 문제가 하나로 묶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청약 단계부터 최종 배정 물량이 줄거나 아예 없을 수 있다는 내용을 투자설명서와 공지문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안내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공모 역시 미국 시장 규정에 맞춰 전문투자자만 참여하도록 제한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불만이 나올 수 있지만 설명의무 위반과 배정 실패는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금감원은 미래에셋의 자체 청약 물량 확보가 고객 이익과 충돌했는지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거래의 성격을 구분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열사의 고유 자금을 통한 청약은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이뤄진 별도 거래다. 미래에셋증권은 배정 결과를 알리기 전 해당 물량을 국내 청약 투자자에게 넘기는 방안까지 막판에 협의했지만, 국내외 규정상 이전이 어려워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계열사가 자체 물량을 확보했다는 사실만으로 고객 이익과의 이해 상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 대답없는 골드만…'C레벨 답장 올까' 관심

업계가 더욱 의아해하는 대목은 정작 핵심 당사자인 골드만삭스가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물론 해외 언론들까지 배정 철회 배경을 질의했지만 골드만삭스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최근 관련 질의에 대해 골드만삭스가 답변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배정 권한을 가진 주관사가 설명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감독당국만 검사 강도를 높이는 모습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미국 IPO 시장에서는 최종 배정 과정에서 배정 물량이 크게 줄거나 사라지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대표주관사의 재량권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상장 직전 수요 상황 변화에 따라 해외 판매 물량이 미국 기관 중심으로 재조정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 역시 그 연장선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실무자가 아닌 골드만삭스 C레벨 단위에서 답해야 하는 이슈"라며 "그렇기에 더더욱 공식 입장을 전달 받기도, 골드만삭스가 답할 의사도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 '실패한 도전'까지 검사해야 하나

일부에서는 한국 금융산업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패를 감독당국이 지나치게 사후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투자자에게 스페이스X 공모 참여 기회를 열기 위해 수개월간 미국 주관사 및 당국과 협의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그러나 실패 자체가 곧 제재의 대상이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앞으로 국내 금융사들의 글로벌 딜 참여 의욕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곧 국내 투자자의 '소외'로 연결된다.

한 대형 증권사 임원은 "글로벌 IPO는 성공 가능성도 있지만 실패 가능성도 있는 사업"이라며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검사와 제재가 뒤따르는 구조라면 누가 위험을 감수하고 해외 시장에 도전하겠느냐"고 말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 사태는 끝났지만, 한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한 논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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