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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대부 "美패권 통제력 약화…中 손자병법 지혜로 판도 바꾼다"

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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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글로벌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트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가 저물고 아시아에서 중국 중심의 새로운 세계 질서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중국이 군사적 충돌을 피하면서도 경제적·지정학적 압박을 통해 주변국을 통제하는 과거 '조공 체제'와 '손자병법'식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달리오는 분석했다.

달리오는 1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국제 질서 재편의 징후를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미국의 지정학적 영향력 약화다.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장악 등 중동 분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아시아 전역의 지도자들 사이에서 미국이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전선을 감당할 의지가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됐다.

둘째는 중국의 막대한 자본력 축적이다. 중국 기업과 은행들은 견조한 수출 흑자를 바탕으로 대규모 자본 잉여금과 구매력을 구축했다.

이는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무역과 자본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을 높이는 촉매제가 됐다.

중국 자본 시장이 월가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달리오는 중국의 이러한 행보가 유교적 가치관에 기반한 '조공 체제'의 현대적 부활이라고 설명했다.

서구 패권국처럼 막대한 군사기지를 짓고 타국 영토를 강점하는 방식 대신 철저한 상하 위계 관계를 설정한 뒤 경제적 압박과 기만을 통해 상대를 굴복시키는 전략이다.

이는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라는 손자병법의 부전이승(不戰而勝) 사상과 맥을 같이 한다.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만 문제 역시 전면전보다는 은밀한 '반도체 공급망 봉쇄'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달리오는 내다봤다.

반도체는 석유를 능가하는 핵심 경제 자산이다.

글로벌 경제가 대만산 반도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가할 정교한 공급망 차단 위협은 글로벌 증시와 인공지능(AI) 기술주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오는 2028년 말까지 반도체 자급자족을 완성한다는 로드맵을 추진 중이어서 향후 전 세계의 대만 의존도를 역이용할 공산이 크다고 달리오는 지적했다.

달리오는 "중국은 미국을 '개입과 불개입'이라는 난처한 선택지 앞에 세우고 미국이 물러설 때마다 패권을 잠식해 들어가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사용할 필요 없이 보여주는 것만으로 통하는 권력이 가장 무서운 법이며 아시아의 지정학적 주도권 싸움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은밀하게 진행 중이다"라고 경고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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