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2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소식과 이에 따른 환율과 유가 움직임을 주시하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명목 GDP 관련 발언은 최근 빠르게 강해진 채권시장에 약세 압력을 가할 재료로 꼽힌다.
◇ 다시 커진 종전 불확실성…다만 협상은 진행 중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대응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했다고 밝혔다. 다만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21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해협을 통한 선박 통항이 전쟁 이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분위기 악화는 협상 단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샅바' 싸움으로 볼 여지도 있다. 미국과 이란은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라 이날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후속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이란을 다시 강력하게 공습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위협에 반발해 이란 대표단이 협상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 CNN방송은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 상태지만 끝난 것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장중 특별한 대내 재료는 없다. 수급 재료로는 국고채 5년물 입찰이 2조7천억원 규모로 예정돼 있다. 채권시장 온도계로 꼽히는 5년물 입찰을 통해 전반적인 기류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 불확실성과 통화당국의 매파 기조에 약세가 예상되지만 상당 부분 선반영된 재료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 거래일 국고채 3년과 10년 민평금리는 미국과 이란 MOU가 체결되기 이전인 지난 10일보다 대략 12.4bp와 14.5bp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
◇ 학회에서 나온 신 총재의 과감한 발언…정책 힌트일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통화당국 수장의 명목 성장률 발언이다.
신 총재는 지난 19일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및 특별 정책 심포지엄 만찬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우리는 실질 GDP(국내총생산)뿐 아니라 명목 GDP도 계속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명목 GDP는 D램 등 반도체 가격 급등에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는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이게 한번 잠시 지나가는 일인가' 아니면 '조금 더 지속적으로 있을 현상이냐' 물어볼 수 있다"며 "답이 뭐냐에 따라 앞으로 실물경제가 어떻게 진행될까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재는 개방경제에서 교역조건 개선이 실질 구매력 증대를 의미한다는 그래프를 제시하며 이런 현상이 요즘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성장률 자체를 견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반적으로 채권시장에서 보는 큰 그림과 비슷하다. 연합인포맥스는 앞서 실질GDP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각각 3%까지 치솟고, 반도체 등 수출물품 가격 상승에 명목 GDP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낼 가능성을 언급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13일 송고한 '[노현우의 채권분석] 3 + 3 + X > 10' 기사 참조)
통화정책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명목 GDP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과감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국자 발언은 일정 부분 선언 효과를 지니는데, 검증되지 않은 명목 GDP 타겟팅 등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향후 오해를 일으킬 여지도 있어서다.
명목 GDP 호조 관련 해석에 우려가 나오는 것은 가파른 성장이 국내 소비자물가로 파급될지를 두고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계소비성향이 높지 않은 일부 반도체 산업 종사자에 상당수 수익이 지급되는 것이고, 초과 세수와 관련 재정정책이 어떻게 집행될지 등을 두고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다. 국내 경기에 온기인 것은 맞지만 두 자릿수의 명목 성장률이 시사하는 위압감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세계적 석학인 신 총재가 이러한 논리적 공백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발표 전이지만, 한은 내부적으로 보는 경제지표 등이 이러한 큰 그림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았다면 이 발언을 제시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신 총재 발언을 정책 힌트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는 의미다.
수출이 정도의 차이일 뿐 시차를 두고 국내 경제에 온기를 더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오는 7월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국내 경기에 다소 하방 압력을 가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경기에 추가 상방 압력이 이어질 지지 관심이 간다.
채권시장이 대략 네 차례 금리 인상을 선반영한 상황에서 시선은 인상기 후반부로 쏠린다. '두 차례+α' 인상 후 내년 상반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폭발적 반도체 수출이 이어지고 있을지가 관건이다. 최근 미 국채의 커브 플래트닝 압력에 국고채 커브가 거리를 두고 있는 점도 이러한 점에서 눈길이 가는 재료기도 하다.
같은 명목 GDP 관련 발언이지만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의 발언은 채권시장에 잠재적 도비시 재료로 볼 여지도 있다.
김 실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명목 GDP 급성장에 따른 자금이 부동산시장을 향할 가능성을 지적하며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향후 정부와 정치권 논의를 지켜봐야지만, 주택시장 대응에 대한 부담이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세제로 분산된다면 채권시장은 금리 인상 폭과 관련 추가 확대 우려를 줄일 수 있어 보인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연합인포맥스
KDI(최근 내수 부진의 요인 분석: 금리와 수출을 중심으로)
hwroh3@yna.co.kr
노현우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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