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9월→또 연기…오락가락 일정에 현장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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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노요빈 기자 = 한국거래소가 프리마켓 도입 계획을 거두고 애프터마켓을 우선 추진하기로 하면서 증권사들이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만들어 놓은 전산 시스템을 바뀐 일정에 맞춰 또다시 손봐야 하는 상황이어서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거래소가 제시한 9월 14일 시행 일정에 맞춰 6차 중 4차시(6월8일~26일) 모의시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증권사 34곳이 개발을 마치고 모의 테스트에 참여 중이다.
상당수 증권사가 개발을 끝낸 가운데 또다시 계획이 변경되면서 전산 시스템 재정비가 불가피한 상태다.
◇수차례 변경 끝에…애프터마켓 사실상 철회키로
앞서 지난 19일 한국거래소는 프리마켓 개장 계획을 접고 애프터마켓만 우선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행 넥스트레이드처럼 '프리마켓-정규장-애프터마켓' 주문이 한 번에 연결되는 '원보드'(One-Board) 시스템이 구축되는 내년 말까지 애프터마켓만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거래소는 내년까지 원보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였다. 원보드 시스템이어야 미체결 주문을 프리마켓·정규장·애프터마켓 간 옮기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거래소는 그 전에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먼저 개장하려 했다. 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 대체거래소로 빠르고 거래가 분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에 지난 1월 거래소는 "오는 6월 말부터 프리·애프터마켓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정규장 전후로 프리마켓(오전 7시~8시)과 애프터마켓(오후 4시~8시)을 추가하는 게 골자였다.
하지만 증권업계와 노동계가 시스템 안정성과 업무 부담을 이유로 우려를 제기하면서, 개장 일정은 기존 6월 29일에서 9월 14일로 한 차례 연기됐다.
지난 3월 거래소와 이해관계자 간 공개 토론회 당시 국내뿐 아니라 외국계 증권사들도 "시스템 안정성을 갖추기 위해선 9월 시행도 촉박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증권사들은 업계 모임인 금융투자협회를 통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사고 발생과 대규모 민원 확산을 막기 위해선 시행 일정을 더 미루고, 프리마켓 종료시간을 10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거래소 프리마켓이 오전 8시에 끝나면 곧바로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이 시작된다. 이때 거래소에 들어갔던 주문 중 체결되지 않은 잔량을 넥스트레이드로 넘겨줘야 하는 만큼, 호가를 이전할 수 있는 10분의 버퍼 구간을 달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거래소는 9월 시행 방침과 프리마켓 운영시간을 굽히지 않았고 증권사들은 이에 맞춰서 준비했다.
이번 번복에 증권사들의 반발이 유독 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업계가 지적했던 문제를 이유로 계획을 접어서다.
거래소가 지난 19일 대표이사들을 대상으로 배포한 간담회 회의자료에 따르면 거래소는 일정 변경에 대해 "시행을 3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도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시스템과 인력 등 준비가 미흡했다"며 "다수의 증권사가 프리마켓 미체결 호가잔량 처리와 관련한 IT 운영상의 부담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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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비·인력만 썼다" 증권사 전산 담당자들 불만 고조
증권사 전산 담당자들은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한 대형 증권사 IT 개발 총괄은 "일정을 맞추기 위해 가용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개발을 진행했고 준비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었다"며 "거래소와 증권사 실무진이 참여하는 메신저 방이 있는데 모의시장 운영 과정에서 별다른 전산 오류나 시스템 문제가 공유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투입한 인력과 시간이 적지 않았다"며 "중대한 오류가 발견된 것도 아니고 막판에 또 바뀐 일정이 통보되니 수개월간의 작업이 허탈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전산 담당자들은 프리마켓 계획을 접었다고 해서 단순히 관련 기능만 삭제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거래소가 제공하는 프리·정규장·애프터마켓 종목 정보와 데이터를 전제로 전산 로직을 만들었기 때문에, 애프터마켓만 반영하려면 시스템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중형 증권사 전산 담당자는 "사실상 다시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미 4차 테스트까지 진행하며 시스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담당자로선 상당히 번거롭게 됐다"고 말했다.
중형 증권사 또 다른 전산 담당자는 "외주 인력까지 활용해 개발했는데 이제 와서 프리마켓 기능을 제외하려면 적지 않은 개발 공수가 들어간다"며 "증권사들은 '내년 말 원보드 구축 이후 한 번에 도입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했었다. 새로운 이유도 아니고 결국 같은 이유로 계획이 바뀌니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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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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