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검색서 대화형 추천으로…롱테일 쿼리 비중 70% 넘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내가 발볼이 좀 넓은 편인데, 마라톤할 때 신기 편한 러닝화 추천해줘."
검색창에 키워드 몇 개를 던지는 대신 통째로 문장을 적어 넣었다. 몇초를 기다리니 화면에 신발 몇 켤레가 떴다.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 연관검색까지 AI가 구석구석을 뒤진 끝에 골라낸 결과물이다. 발가락이 눌리지 않는 넓은 발볼 설계는 물론이고, 장거리를 뛰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경량·통기 소재에 쿠션감과 지지력까지 따져서 추천해준다.
일일이 검색, 비교하며 쇼핑하던 시절이 끝나가고 있다.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풀어놓기만 하면 인공지능(AI)이 맥락을 읽고 알맞은 제품을 짚어준다. AI가 바꿔놓은 네이버 쇼핑의 풍경이다.
[출처: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 화면 캡처]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AI 쇼핑 에이전트 사용자 중 길고 구체적인 문장으로 묻는 '롱테일 쿼리' 비중이 전체 70%를 넘어섰다.
'러닝화', '운동화'처럼 단어 몇 개로 묻기보다 구체적인 기능, 상황, 용도 등을 한 문장에 욱여넣는 식이다. AI는 문장을 해석해 추천 제품을 찾아 답해주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가성비 좋은 프로바이오틱스 추천해줘'라고 문장을 던진다. AI는 가격 대비 구성이 알차고 실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 위주로 골라준다.
이어 소비자에게 보다 중요한 가치를 되묻는다. 균수가 중요한지, 혹은 보관 방법이나 면역, 혈당 같은 특정 기능을 더 챙기고 싶은지 등 말이다. 답을 고르면 해당 제품의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스펙과 기능을 줄줄이 늘어놓으며 복합 조건으로 상품 추천을 요청하는 고객이 늘었다는 사실은, 대화형 AI 커머스에 적응한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출처: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 화면 캡처]
네이버[035420]는 올해 2월 말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에 'AI 쇼핑 에이전트' 베타 서비스를 출시해 대화형 AI 쇼핑 시스템을 갖췄다. 자체 쇼핑 생태계 위에 AI 에이전트가 올라 검색부터 비교, 추천, 그리고 결제까지 앱을 벗어나지 않고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추천 자동화는 네이버의 자체 AI 추천 기술을 통해서 운영된다. 쇼핑 효율 제고 효과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앱 내 AI 추천 블록을 거친 클릭 전환율은 일반 검색 대비 50% 이상 높다. 지난 달 기준으로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전체 거래액 중 AI 추천 거래액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선물 에이전트 같은 특화 기능들도 한몫했다. 출시 초기 한 달 대비 지난 5월 한 달간 재방문 사용자는 180% 늘었고, 에이전트를 통해 발생한 거래액도 약 2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멤버십 사용자 비중은 80% 수준으로, 지난해 9월 기준 70% 대비 상승했다.
쇼핑 사업이 포함된 네이버 플랫폼 서비스 매출은 올해 1분기 4천4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6% 성장했다. 전체 매출 대비 14%에 달하는 수준이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와 함께 네이버 멤버십, N배송 상품 확대로 커머스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고 풀이됐다.
네이버 플랫폼 전반에 접목된 AI 서비스가 하반기부터 실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측면에서 GPU를 비롯한 AI 투자로 인해 인프라 비용이 2천508억 원으로 증가하며 영업이익률은 16.7%로 하락했다"면서 "하지만 하반기 이후 AI 사업의 매출 창출 성과가 가시화되면 영업이익률도 개선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커머스 특화 지능을 재설계해 도입하고, 상품 데이터베이스와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등 AI 생태계 핵심 자산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쇼핑 맥락을 파악하고 상품 추천을 하고 있다"면서 "네이버만의 독자적인 데이터풀을 기반으로 검색부터 결제까지 완결성있게 이어지는 A2A(에이전트 투 에이전트) 실행을 목표로 기술 및 에이전트 경험을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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