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달말 리밸런싱 유예 종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기 시작함에 따라 본격적인 리밸런싱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약 55조원가량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을 매도해야 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 자금의 일부는 국내채권 투자에 쓰일 수 있다고 봤다.
2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연기금은 지난 18일 3천921억원, 19일에는 5천267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연기금 매매물량의 대부분은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채권시장에서 기금/공제 주체는 지난 18일 국내채권을 1조2천억원가량 순매수했고, 이 가운데 금융채 순매수 규모는 6천68억원에 달했다.
기금/공제는 또한 지난 4일 채권을 1조6천억원가량 순매수했으며 당시에는 금융채를 5천700억원, 공사공단채를 4천5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국민연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투자 주체가 지난 몇 달 사이 국내 주식은 가장 큰 폭으로 순매도하고, 국내채권에서는 이례적으로 금융채 매수를 늘리면서 국내주식에서 채권으로의 리밸런싱이 점진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다.
지난달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말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14.9%에서 20.8%로 올렸다.
국내채권은 24.9%에서 23.1%로 낮췄고, 해외주식 역시 37.2%에서 34.7%로 하향 조정했다.
전략적 자산배분(TAA)과 전술적 자산배분(SAA)을 통해 각각 6%포인트(p)와 2%p, 총 8%p까지 허용 범위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다만 국내주식 비중이 이미 3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이같은 버퍼를 허용하더라도 국내주식에서는 약 55조원의 자금을 매도해야 하는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손범기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최근 리밸런싱을 시작했다고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리밸런싱을 통해 국내주식은 매도하고, 국내채권은 사들이는 방향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그는 "현재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여타 연기금들이 자산배분 축면에서 국내 주식 관련 리밸런싱 압력이 큰 만큼 지난 18, 19일 매도 주체는 다른 연기금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방향성은 대개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추정했을 때 연말까지 약 49조의 국내주식을 매도하고, 국내 채권 24조5천억원, 해외 채권 17조5천억원, 해외 주식을 14조6천억원 매수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현재 기준으로는 국내 주식 비중이 5월 말보다 더 증가했을 것으로 보여 수치는 일부 바뀔 수 있다고 봤다.
국민연금은 보통 첫 해당월의 첫 10거래일 동안 리밸런싱 하던 것을 20거래일로 늘리고 일간 리밸런싱 규모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기금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국내채권 투자규모는 292조6천억원으로 그 비중은 19.2%에 달했다.
연금이 새롭게 정한 23.1%에 비해 3.9%p 부족하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주식에서 버퍼를 제외하고 초과하는 투자분은 상당부분 국내채권으로 넘어가야 한다"면서 "해외 쪽으로 투자를 돌리면 국내채권 비중 자체가 쪼그라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국내채권 투자로 캐리는 챙겼지만 자본이익이 터진 셈"이라면서 "다만 방향은 맞지만, 매수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연구원은 이어 "전날까지 보면 SK하이닉스, 연금 말고는 채권을 사줄 곳이 없다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국내채권 매입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통화긴축 사이클에 돌입한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진단했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국내채권 시장은 역시 환율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를 꺼릴 수 있고 국내에서는 고환율로 인한 물가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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