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영국 집권당의 유력 당권 주자가 하원에 입성하게 되면서 당내 입지가 좁아진 키어 스타머 총리가 사임을 준비한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국채 금리가 재차 급등하는 등 채권시장이 다시 요동칠 조짐도 나타났다.
2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주말 영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대비 8bp 오른 4.8464%에 거래됐다. 금리는 열흘 만에 최고치로 급반등하는 모양새다.
파운드 가치는 하락해 장중 한때 11주 만의 최저치인 1.3160달러까지 떨어지다 이후 반등했다.
현재 영국 정치권 안팎에선 이르면 22일(현지시간) 스타머 총리가 자진 사퇴를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영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간 텔레그래프에 곤경에 처한 스타머 총리가 "게임이 끝났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자신의 유산을 공고히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노동당 잠룡'으로 꼽힌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이 지난 18일 치러진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내각 장관들 사이에서 "상당한 움직임"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스타머 총리가 지금까지 버티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일부 투자자들은 버넘 시장이 스타머 총리에 비해 시장 친화적이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가 당 대표가 될 경우 공공 지출 확대, 세금 인상, 정부 부채 증가 등을 선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BC자산운용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 의견으로는 버넘 시장의 정책이 정부 차입을 더 늘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버넘 시장은 이번 주 중 스타머 총리에 대한 공식적인 도전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버넘 시장의 선거 승리는 영국이 공공 재정 압박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
영국의 5월 공공부문 순차입액은 233억 파운드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고, 예산책임국(OBR) 전망치보다도 56억 파운드 높았다. 시장은 영국의 공공 차입 수준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이로 인해 다른 선진국 국채 대비 영국 국채에 더욱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퀼터 체비엇의 리처드 카터 채권 리서치 헤드는 "버넘 정부가 들어설 경우 정부 지출을 늘려 공공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소위 '버넘 아젠다'도 결국 현 행정부가 직면한 것과 똑같이 비참한 공공 재정 상황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기관은 "버넘 시장이 정부의 재정 규칙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하며 국채 시장을 안심시키려 노력해 왔지만, 지출을 늘리려는 의지는 강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영국 노동당에서는 현직 하원 의원만 당 대표가 될 수 있으며, 당 소속 하원 의원 20%의 지지를 받으면 당 대표 경선을 요구할 수 있다. 현재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이 403명이므로 81명 이상의 지지만 얻으면 경선 요구가 가능하다.
버넘 시장은 앞서 보궐선거 당선 소감에서 "노동당에 말한다. 이번이 변화를 가져올 마지막 기회"라며 당 대표 경선 출마 의향을 드러낸 바 있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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