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 속에서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공포)에 빠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된 국내 반도체 기업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려들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SCMP는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서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을 3억1천180만 달러(약 4천788억 원),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상품을 2억1천110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고 전했다.
다만, 홍콩 플랫폼을 이용하는 한국인 투자자의 전체 절대적인 규모 자체는 아직 비교적 소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으로 원정을 떠난 이유는 국내 제도의 한계와 까다로운 규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CSOP가 지난해 5월과 10월 두 상품을 홍콩 증시에 상장했을 당시 한국 자본시장법상으로는 특정 '단일 종목'의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출시가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었다.
국내에서 지수형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려면 기본 예탁금 1천만 원을 상시 예치해야 하고 금융투자교육원에서 2시간의 의무 사전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등 진입 장벽이 높았다.
반면 홍콩 플랫폼을 이용하면 이러한 규제와 예탁금 제한을 모두 우회할 수 있었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는 규제 격차를 이용해 투자자가 이동하는 전형적인 규제 차익 사례"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단일 종목 레버리지 제한을 전격 완화하고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관련 상품 16종을 승인했다.
그럼에도 홍콩 증시 내 SK하이닉스 ETF의 일평균 매수세는 오히려 직전 대비 7.7% 증가한 833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삼성전자 상품 역시 일평균 517만 달러 수준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유턴 대신 홍콩에 머무는 가장 큰 이유는 '환차익'과 '거래 연속성' 때문이다.
최근 1년간 미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9.7% 가량 급락하면서 홍콩에 상장된 달러 표시(USD) 반도체 ETF를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환율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아울러 국내 증시가 휴장하는 한국 공휴일에도 홍콩 시장을 통해 실시간으로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직장인 및 전업 블로거들 사이에서 핵심 메리트로 꼽힌다.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를 확인한 홍콩 자산운용업계는 한국 자산을 기반으로 한 상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CSOP는 지난주 한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주식들을 추종하는 상품이자 가중치의 3분의 2를 정보기술(IT) 주식에 할당한 신상품인 'CSOP KOSPI 200 ETF'를 홍콩증시에 출시했다.
딩첸 CSOP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주식시장의 지속적인 시장 구조 개선과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의 중요성 증대에 힘입어 국제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산을 배분할 수 있게 됐다"며 "CSOP KOSPI 200 ETF의 출시는 홍콩의 투자자들을 이러한 투자 기회와 연결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출처 : 연합뉴스 사진 제공]
jang73@yna.co.kr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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