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SK하이닉스가 사상 최초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한 가운데, '강세장 종료 시그널'이라는 주장도 재조명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리포트에서 절대적인 이익 역전 없이 주가만으로 시총 1위가 바뀌는 현상을 버블 붕괴의 전조로 경고한 바 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실적 눈높이는 폭발적으로 치솟고 있다. 매출액 컨센서스는 3개월 전 대비 38.5%, 6개월 전 대비 125.07%, 1년 전 대비로는 무려 239.8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매출 컨센서스 증가율(3개월 34.24%, 6개월 73.99%, 1년 108.43%)을 두 배 이상 압도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가파른 성장 모멘텀이 26년 만의 대장주 교체를 이끌어 낸 핵심 동력으로 풀이된다.
다만 펀더멘털의 '체급'은 여전히 차이가 난다. 성장세는 가파르지만 절대적인 이익 규모는 여전히 삼성전자에 미치지 못한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2분기 SK하이닉스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84조3천770억 원, 65조267억 원, 50조7천210억 원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예상 실적은 매출액 174조4천413억 원, 영업이익 89조382억 원, 당기순이익 76조6천9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익의 절대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확연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당시 코스피가 10,000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도, 현재의 강세장이 끝나는 결정적인 전제 조건 중 하나로 '대장주 역전 현상'을 꼽았다.
절대적인 이익 규모가 역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빚어지는 시총 1위 교체는 위험하다는 논리다.
이 연구원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의 시스코시스템즈 사례를 소환해 논리를 뒷받침했다.
2000년 3월 미국 증시에서 시스코는 마이크로소프트와 GE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당시 시스코의 순이익(27억 달러)은 GE의 20%, 마이크로소프트의 28% 수준에 불과했다. 이익 체급의 우위 없이 주가 과열만으로 시총 1위가 바뀐 직후, 나스닥 지수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현재 코스피 상황도 2000년 당시와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가파른 전망치 상향과 주가 쏠림을 바탕으로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뒤집혔지만, 절대적인 순이익 체급은 여전히 삼성전자가 확고한 우위에 있다. 대만 가권지수 내 TSMC가 시총 비중(44%)과 순이익 비중(43%)을 거의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한 지금의 강세장 종료의 또 다른 시그널은 SK하이닉스의 시총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경우"라고 강조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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