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내대출, 공익 위해 어느정도 규제 필요"
금감원 지방 이전설 "정책도 상식에 부합해야" 반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이 22일 "KB금융지주의 숏리스트 확정 전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 회장뿐 아니라 다수 은행장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발표 일정을 더 늦출 수 없다는 입장으로, 당국이 밝혀온 개선안의 테두리를 유지하되, 일부 강화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최대 5억원 한도로 제공하는 기업 사내주택대출과 관련해서는 "공익을 위해 어느정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내보였다.
이 원장은 22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진행한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일정을 공개했다.
이 원장은 "정부에서 검토된 최종안이 보고됐다"면서 "KB금융 차기 회장 숏리스트가 7월3일 확정되는 걸로 아는데 그 전에 발표되는 걸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법제화 시기는 상임위가 원 구성 완료되고 7월부터 활동하는데, 발표 직후 입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지주 회장과 연말 행장 교체 관련 절차가 다수 예상되고 모범규준, 법률 개정안을 망라해 적용해야 할 과제들이 있는만큼 스케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통제 수위와 관련, 이 원장은 "앞서 금융위원회가 설명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면서도 "일부는 더 강화된 내용으로 보완된 것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은 당초 지난 3월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정치 일정과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일정을 미뤄왔다. 개선안 내용 가운데 3연임 제한을 법제화하는 방안과 모범규준 또는 모범관행 형태로 반영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해 왔으나 이 원장의 발언을 감안하자면 법제화 쪽으로 기운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복지 차원에서 사내대출을 확대하는 것과 관련해 "공익을 위해선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마음 같아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스템과 연계하고 싶지만, 자본주의 체제에서 한계가 있어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저당권을 설정하면 기술적으로 DSR에 일정 부분 편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관계부처들이 주도하게 되면 금감원은 보조 역할을 할 것이다. 저는 우리한테 일부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원장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금감원 지방 이전설에 대해 "정책도 상식에 부합해야 한다"며 재차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문제를 왜 고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그런 상황(이전 확정)이 되면 그때 저희 입장을 밝히면 될 것"이라며 "지난번에 공사장 현장 감독이 현장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간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던 문제의식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했다.
일부만 옮긴다는 '부분 이전론'에 대해서도 "공사판엔 감독 1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체화된 감독 시스템"이라며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책이 상식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금융회사의 홍콩 H지주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에 보냈던 제재안이 다시 돌아왔던 것에 대해선 "금감원은 과징금을 행정처분 하는 집행기관이 아니라 초안을 만들어 금융위에 제공하는 입안 기관"이라고 일축했다.
과징금을 기존 1조4천억원에서 6천억원으로 감경한 것과 관련해 "최근 구체적인 법 지침이 부재한 상태에서 나름대로 의무이행을 위해 노력했으면 중과실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 1호 사건으로 가이드라인이 없던 법시행 초기, 계도 기간에 발생한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해 금액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방적 효과로서의 제재 실효성 유지뿐 아니라 실제 소비자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하나의 축이 돼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일각에선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사후 부적절한 딜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원장은 금융권의 전산사고 관련, 금융사가 IT 시스템과 보안 절차 등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예방적 조치를 다 할 경우 설령 미흡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향후 검사 과정에서 제재 감경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금융사의 자율성과 실효성 확보 차원이다.
그는 "다만 형식적으로 수행하거나 미이행으로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는 경우엔 내부 통제 의지 부족 등을 감안해 역으로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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