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월등한 SK하이닉스…"삼전 곧 따라잡는다" 전망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AI 훈풍을 타고 국내 반도체 탑2 대형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나란히 날아올랐지만, 그 강도는 사뭇 다르다.
SK하이닉스가 올해 들어 335.01% 급등할 때 삼성전자는 182.49% 올랐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였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AI수혜' 민감도 높은 닉스…삼전은 중국 추격 부담
23일 연합인포맥스가 취합한 5곳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주가보다 두 배 가까이 더 빠르게 오른 이유로 가장 먼저 '사업 구조'를 꼽았다.
순이익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차지하는 비중을 최대로 끌어올린 SK하이닉스가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는 삼성전자보다 'AI 인프라 사이클에' 더 특화됐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현재로서는 레거시 반도체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가 더 크게 나오고 있지만, 일종의 양수겸장(兩手兼將·두 가지를 동시에 취함·레거시+HBM)을 누리는 건 SK하이닉스"라며 "당장 올해와 내년이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으로도 시총 1위 근거를 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이익 지속성 측면에서 투자 사이클이 예전보다 장기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수혜를 더 크게 볼 수 있다"며 "사업 기술력 부분에서도 SK하이닉스가 HBM 영역에서 압도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프리미엄도 같이 녹아 있다"고 부연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도 "SK하이닉스는 순수 메모리 반도체 업체라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한 직접적인 민감도가 높아 주가가 제일 먼저 반응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 가전 등 메모리가 아닌 사업부 비중이 있어 상대적으로 주가 민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HBM 대비 삼성전자의 레거시 메모리는 중국 업체들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는 중국이 기술 격차로 인해 내년까지 메모리 강세장을 위협하진 못하겠으나, 낸드 기술은 2028년까지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기존 범용 반도체 생산 라인을 HBM 라인으로 전환하면서 범용 반도체 생산량이 줄자, 작년 3분기부터 삼성전자가 따라붙기 시작한 것"이라며 "문제는 가격이 두 배 뛰면서 기술력이 뒤처져있는 중국 반도체까지 끌어다 쓰다 보니, 메모리 가격 상승 압력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삼성전자에 밸류에이션을 덜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ADR 상장 기대감까지…글로벌 수급 온다
수급까지 SK하이닉스에 유리한 상황이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영향이 다분하고, SK하이닉스 거래의 70%가 파생상품과 관련된 거래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홍콩에 상장된 ETF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2배 레버리지 상품이 있으나, 하방 베팅 상품은 삼성전자만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기대감도 SK하이닉스가 가진 동력이다.
김 본부장은 "ADR 상장 이후로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갭(격차)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한국 상장 SK하이닉스 본주의 밸류에이션 상승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ADR 기대감은 ADR 상장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팀장은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은 7배 정도로, 마이크론 10배와 아직 크게 붙진 않았다"며 "SK하이닉스 밸류에이션이 삼성전자와 크게 벌어지고 마이크론에 바짝 붙었다면 ADR 이슈가 선반영됐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이익 전망이 상향되면서 주가가 오르는 게 크다"고 분석했다.
이를 종합할 때 현재와 같은 AI 사이클이 계속되는 한 SK하이닉스에 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김 팀장은 "HBM 위주로 반도체 업황이 강세를 보이는 동안에는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SK하닉과 삼전, 시총 1위 경쟁 계속…"삼전 곧 따라간다"
다만 앞으로도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시총 1위를 굳혀갈 것으로 보진 않는다.
이 본부장은 "당분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엎치락뒤치락할 가능성이 있다. 역사적으로도 시가총액 역전이 한 번에 바로 발생하기보다 계속 마찰이 생겼다"며 "7월 실적 발표 때 누가 더 이익 서프라이즈를 줄 것이냐 여부도 (시가총액이) 다시 역전될지 아니면 격차를 크게 벌리기 시작할지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있는 삼성전자가 '이익 안정성' 측면에서는 우위에 있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빠르게 달리는 추세는) 투자 사이클 종료 여부나 공급 과잉 시그널 출연 여부가 중요하다"며 "단기적인 분기점은 ADR 상장 전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반도체 사이클이 커진 이유는 AI 데이터센터 때문인데 AI 데이터센터를 매년 영원히 이 속도로 투자할 리 없다"며 "사이클이 끝날 때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주가가 안 빠질 수 있을 만큼 견고한 위치에 올라갔느냐는 아직 검증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연구개발 능력이 떨어지진 않기 때문에, HBM이 4세대에서 5세대로 넘어가거나 각광받는 기술이 달라지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곧 달릴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김 본부장은 "지금까지 SK하이닉스가 먼저 가면 삼성전자가 그다음 뒤따라오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단기적으로 시총을 추월했다고 해서 삼성전자는 못 가고 SK하이닉스만 간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의 약진이 이익 규모가 더 큰 삼성전자의 주가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가가 하이닉스보다 저평가될 이유는 없다. 삼성전자 주가도 곧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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