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정수인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덜컹덜컹, 덜컹덜컹.
지난 22일 오후 3시를 조금 넘긴 시간.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시민 두 명이 굳게 닫힌 문 손잡이를 잡고 몇 차례 힘껏 당겼다. 아무리 당겨도 문이 열리지 않자 두 사람은 당황한 듯 서로를 바라봤다.
"뭐야, 왜 안 열려?"
평소라면 노트북을 펼친 손님들과 대화 소리로 떠들썩했을 매장이 이날은 한산했다. 매장 안 조명은 모두 꺼져있었고, 밖에서는 오후의 햇살이 쏟아졌다.
문 옆에 붙은 공지문을 발견하고서야 상황을 이해한 두 사람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20여분 전인 이날 오후 2시 38분. 진열된 빵을 정리하던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매장 안에서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영업시간 단축으로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날 일부 손님들은 뒤늦게야 이 사실을 알았다. 오후 2시 50분께 매장 직원이 "저희 3시까지만 영업하는데 괜찮으실까요"라며 안내했다. 손님들 사이에서 "아, 맞다" 하는 탄성이 잇따랐다. 둘셋씩 모여 웃고 대화하던 사람들부터 업무가방을 옆에 놓고 노트북을 펴뒀던 사람들도 하나둘 자리를 정리했다.
영업 종료 직전에는 직원들이 스타벅스 여름 신메뉴 포스터를 붙였다. 기존의 프리퀀시 행사는 진행하지 않지만, 한 달 전 공개 예정이었다가 미뤄졌던 제품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오후 3시가 지나자 상황을 모른 채 매장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한 중년 여성 두 명은 당연히 열려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문이 닫힌 모습을 보고 한동안 서 있었다. 뒤따르던 한 커플은 문을 잡아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돌아섰다.
27년 만에 전국 2천여개가 넘는 스타벅스 매장의 불이 오후 3시 동시에 꺼졌다. 1999년 이대 1호점이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매장 앞 벤치에 앉아 있던 한 시민은 조용히 불이 꺼지는 매장을 바라봤다. 그는 "스타벅스에서 역사 교육 때문에 오늘 문을 열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스타벅스 말고 앞에서 지인을 만나자고 해뒀다"고 말했다.
이번 조기 영업 종료는 지난 달 텀블러 프로모션 과정에서 불거진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한 후속 조치다. 스타벅스 매장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이 이날 진행됐다. 스타벅스가 지향하는 가치와 미션 등을 소통하는 브랜드 가치 워크숍도 이어졌다.
문 앞에서 발걸음을 돌린 시민들에게 이날 몇 시간의 영업중단은 어떤 사과문보다도 또렷하게 남았지 않았을까.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번 교육을 통해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에 대한 이해수준을 높이고, 재발 방지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산업부 정수인 기자)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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