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최근 국고채 시장의 변동성이 대폭 축소된 가운데 시장의 눈길이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쏠리고 있다.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4차례 정도의 금리 인상을 반영한 시장에서 7,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이 테일 리스크로 거론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7월 금통위에서 인상이 현실화된 이후 8월 추가 인상 시그널이 나오느냐에 따라 국고채 금리의 추가적인 상방이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씨티와 ING, 메리츠증권, 바클레이즈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7,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을 잇달아 거론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이를 기본 시나리오가 아닌 리스크 시나리오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연속 인상이 현실화할 '조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17 hwayoung7@yna.co.kr
◇ "물가 대응 뒤처졌다면"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7월과 10월, 내년 1월과 4월 각각 25bp씩 점진적 인상을 통해 최종금리가 3.5%에 도달하는 경로를 제시했다.
그럼에도 올해 하반기 연속 인상 및 최종금리 4.0%까지의 상방 리스크를 명시적으로 제시했다.
핵심 논거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가계부채비율 갭의 구조적 변화다.
가계부채비율 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장기 추세선을 얼마나 웃돌거나 밑도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갭이 마이너스(음수)라는 것은 현재 부채 수준이 추세 대비 낮다는 의미다.
씨티는 반도체 법인세 수입에 힘입어 정부가 하반기 20조원, 내년 90조원의 재정 지출을 늘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경우 금리 인상이 성장과 물가, 금융 불균형 등에 각각 미치는 충격이 과거 평균에 비해 작아져 한은이 더 가파르게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짚었다.
ING도 새롭게 발표한 전망에서 최종금리 전망을 기존 3.25%에서 3.5%로 올리면서 "하반기 인상 선행(frontload)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금리 민감 부문의 압박을 이유로 기본 시나리오로 분기당 25bp 점진적 인상으로 유지했다.
ING는 아울러 이달 1~20일 수출이 전년동기 60%, 반도체 수출이 188% 폭증하는 등 반도체 호황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4%로 높였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물가 흐름에 대한 대응에 뒤처졌다고 스스로 판단한다면 연속 인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조건으로 6월 소비자물가 지표의 상방 서프라이즈나 기대인플레이션 조사 결과를 꼽았다.
◇ 환율 1,550원 유지되면 시나리오 달라진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환율을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위기는 아니지만 환율 절대 레벨에 대한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7월까지 1,550원대 환율이 이어진다면 7월 인상 후 8월 인상 시그널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1,550원대 환율이 유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560원대까지 오르면서 시장에서 '빅스텝'이나 '임시 금통위' 등이 거론된 것과 관련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커지면서 나온 전망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한은이 환율 하나만으로 금리 인상을 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7월까지 환율이 내리지 않고 불안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다를 수 있다는 게 윤 연구원의 분석이다.
특히 신 총재는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 한미 금리차가 원캐리 트레이드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을 때는 원화를 빌려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원캐리트레이드' 유인이 커진다"며 "금리차가 클 때는 원화 약세 압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차가 줄면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발생하는 원화 절하 압력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들은 결국 환율 불안과 물가의 상방 서프라이즈에 따라 한은이 스스로 물가 대응에 뒤처졌다고 판단할 가능성 등을 연속 인상의 조건으로 꼽고 있다.
연속 인상이 현실화한다면 인상의 속도도 횟수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채권시장의 판단이다. 인상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수록 시장의 부담을 가중될 수밖에 없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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