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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재건②] 정부·엔비디아 등에 업은 인텔…국가 프로젝트로

2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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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지분 투자·엔비디아 50억달러 지원…관건은 수주·수율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인텔의 재건은 더 이상 한 기업의 구조조정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제조 기반을 되살리기 위해 인텔을 전략 자산으로 다시 끌어올리고, 엔비디아까지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인텔 재건은 미국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 보조금 대신 지분 투자…美정부, 인텔 9.9% 확보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인텔에 대한 기존 보조금 일부를 지분 투자로 전환해 인텔 지분 9.9%를 확보했다. 투자 규모는 89억달러로, 미국 정부는 인텔 보통주 4억3천330만주를 주당 20.47달러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취득했다.

재원은 미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라 인텔에 배정됐지만 아직 지급되지 않은 보조금 57억달러와 국방부의 보안 반도체 조달 프로그램인 '시큐어 엔클레이브(Secure Enclave)' 관련 지원금 32억달러로 구성됐다. 인텔이 이미 받은 CHIPS 보조금 22억달러까지 더하면 정부 지원 규모는 총 111억달러에 달한다.

미국 정부 지분은 이사회 의석이나 정보권이 없는 수동적 지분으로 설계됐다. 다만 정부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지분 51% 이상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추가 5% 지분을 주당 20달러에 취득할 수 있는 5년짜리 워런트도 받았다. 인텔 파운드리를 미국 내 전략 제조 기반으로 묶어두려는 장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보조금에서 지분으로…美반도체 주권의 핵심 카드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AI 전문 팟캐스트 '노 프라이어스(No Priors)' 인터뷰에서 인텔 재건의 첫 단계로 재무구조 강화를 꼽았다.

그는 "첫 번째 단계는 재무제표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대주주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TSMC가 설립될 당시 대만 정부가 주주였다고 설명했다"며 "일본이나 싱가포르를 봐도 반도체 제조는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인프라"라고 했다.

이는 인텔을 둘러싼 시각 변화를 보여준다. 인텔은 한때 미국 반도체 산업의 상징이었지만, 선단 공정 경쟁에서 TSMC에 밀리고 데이터센터와 AI 가속기 시장에서도 엔비디아와 AMD의 공세를 받으며 위상이 흔들렸다.

그러나 미국 정부 입장에서 인텔은 대체하기 어려운 전략 자산이다. 미국 내에서 선단 공정과 대규모 제조, 첨단 패키징 역량을 함께 보유한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AI, 국방, 클라우드, 통신 인프라의 핵심 반도체가 해외 파운드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는 미국 정부에 부담이다.

탄 CEO도 인터뷰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계속 밀고 가기로 한 이유에 대해 "미국에도 중요하고 산업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대기업은 공급망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며, 견고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텔 대만 40주년 기념행사서 발언하는 립부 탄 인텔 CEO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엔비디아 50억달러 투자…CPU·GPU 협력으로 확대

미국 정부 지분 투자에 이어 엔비디아도 인텔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인텔과 AI 인프라 및 PC 제품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면서 인텔 보통주에 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가격은 주당 23.28달러였다.

이 투자는 지난해 12월 완료됐다.

양사의 협력은 데이터센터와 PC 양쪽을 겨냥한다.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는 인텔 x86 CPU와 엔비디아 AI·GPU 기술을 결합한 맞춤형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PC 부문에서는 엔비디아 RTX GPU 칩렛을 통합한 x86 SoC를 인텔이 공급하는 구조다.

탄 CEO는 인터뷰에서도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투자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오랜 친구인 젠슨 황이 50억달러를 투자해 지원해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 50억달러가 지금은 250억달러 또는 그 이상이 됐다"고 말했다.

탄 CEO는 인터뷰에서 소프트뱅크의 지원도 함께 거론했다.

정부와 민간 자본이 동시에 인텔에 붙는 것은 파운드리 사업의 특성과 관련이 깊다. 파운드리는 막대한 선행투자와 긴 회수 기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고객 수주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공장과 장비, 공정 개발, IP 생태계, 패키징 역량에 장기간 투자해야 한다.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자본보다 중요한 것은 수율과 신뢰

다만 정부 지원과 민간 투자가 인텔의 재건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파운드리 고객은 정치적 명분이나 투자 규모만 보고 제조사를 바꾸지 않는다.

탄 CEO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파운드리 사업은 자본 집약적이고 쉽지 않다"며 고객을 지원할 수 있는 IP와 수율, 결함 밀도, 사이클타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파운드리 사업은 서비스 사업이고 신뢰 사업"이라며 "수율이 좋지 않으면 고객은 매출 차질을 겪게 된다"고 했다.

인텔은 현재 선단 공정과 첨단 패키징, 데이터센터 CPU, AI 인프라를 묶어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제조 플랫폼으로 복귀하려 하고 있다. 정부와 엔비디아의 투자는 이 과정에서 시간을 벌어주는 재무적 기반이다.

결국 관건은 정책 지원과 전략 투자를 실제 고객 수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인텔이 미국 반도체 국가 프로젝트의 핵심 카드로 부상하고 있지만, 시장의 평가는 수율과 납기, 양산 물량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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