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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이임 기자 = 서울시의 대규모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 증가와 정부의 비아파트 무제한 매입 정책이 맞물리며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3일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무분별한 정비사업 확대를 비판하고, 정부의 비아파트 무제한 주택 매입 정책 철회를 주문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용 84㎡ 기준 전세보증금은 6억4천만원에서 6억9천만원으로 8% 올랐다. 같은 기간 월세보증금과 월세액은 각각 8%, 9% 상승하는 등 임대차 시장 전반이 들썩이고 있다.
[출처:경실련,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경실련은 전월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정비사업으로 발생한 대규모 이주수요가 전월세 시장 불안을 가중하고, 매매가격 상승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5년까지 정비사업으로 건립된 주택은 31만호였지만, 같은 기간 멸실된 기존 가구수도 26만호에 달했다.
경실련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31만호 착공' 목표를 과거와 유사한 방식으로 추진할 경우, 이주 가구들이 서울 인근 지역이나 경기도로 이동하면서 전월세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비아파트 공급 대책 역시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정부는 지난 5월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위축을 해소하겠다며 향후 2년간 서울과 경기 등 규제지역에서 신축약정매입 5만4천호, 기존주택매입 1만2천호를 공급하겠다는 비아파트 '무제한 주택매입'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개발사업자가 기존 주택을 매입·철거한 뒤 새로 지어 정부에 넘기는 신축약정매입은 또 다른 이주 수요를 낳고 도심 주택가격을 자극한다"며 "실제 2022~2024년 서울 비아파트 준공량 중 신축약정매입이 46%를 차지하는 등 정부가 시장의 '큰손'이 되어 기형적인 공급 구조와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상가나 지식산업센터를 비아파트 주택으로 전환하는 '비주택 리모델링' 정책에 대해서도 "비아파트 시장의 본질은 공급 부족이 아니라 전세사기 등으로 인한 매매수요 위축"이라며 "미분양된 원룸을 결국 정부가 다시 매입해 개발사업자의 손실만 보전해 주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실련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택임대사업이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개편해 건전한 민간임대시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기자본 비율이 지나치게 낮은 부실 임대사업자를 퇴출하되, 건전한 재무구조와 임대역량을 갖춘 임대사업자를 육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정비사업의 무분별한 확대보다 기존 저층 주거지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이 우선이 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국공유지 등을 활용해 저렴한 장기공공임대주택과 토지임대부 주택공급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인근 집값의 30%에 주택이 공급돼 시민들의 내집마련에 실질적인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실련은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무분별한 정비사업을 제한하고 무제한 매입임대를 중단해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 과열을 방지하고 시민들을 위한 공공성이 높은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yhan@yna.co.kr
한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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