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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10년…"英 GDP 최대 10% 손실·서비스 수출은 선방"

2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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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상당한 비용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영국의 최장수 경제연구기관인 NIESR(National Institute of Economic and Social Research)은 22일(현지 시간) 브렉시트 국민투표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서 브렉시트로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국민투표 이전 추세 대비 4~1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NIESR가 분석한 영국과 유로존의 GDP 및 인플레이션, 실업률

[출처: NIESR]

보고서는 거시경제 분석과 기업 단위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브렉시트로 인한 GDP 손실 규모가 국민투표 이전 추세와 비교해 4~10% 수준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단위 분석에서는 부정적 영향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경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업 투자 위축이 지목됐다.

2016년 국민투표 이후 2021년 무역·협력협정(TCA) 발효까지 이어진 장기간의 불확실성이 5년 연속 투자 부진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브렉시트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은 감소했지만 영국 경제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가 여전히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무역 부문에서는 상품과 서비스 수출 간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영국의 상품 수출은 주요 7개국(G7)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서비스 수출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영국은 현재 G7 내 세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는 서비스 수출국으로 금융과 보험, 전문 서비스 부문이 성장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영국 경제는 제조업보다 서비스업 비중이 더욱 커지는 구조로 재편됐으며 사상 최대 규모의 서비스 흑자가 상품 무역 적자를 일부 상쇄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브렉시트가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도 당초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EU 회원국 출신 근로자는 크게 줄었지만, 비EU 국가 출신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전체 이민 규모는 오히려 확대됐다. 이는 2021년 도입된 점수제 이민제도의 영향이 컸다.

다만 숙박업과 소매업, 돌봄 서비스 등 기존에 EU 노동력 의존도가 높았던 업종에서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보건·사회복지 부문은 신규 이민제도 아래에서도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역별 영향도 엇갈렸다.

런던 금융가는 우려와 달리 뉴욕과 싱가포르, 두바이 등 글로벌 금융허브와 경쟁하며 상당한 회복력을 보여줬다. 다만 일부 금융 업무는 유로존으로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버밍엄과 에든버러 등 영국의 2선 금융도시는 단일시장 접근성과 낮은 인건비를 갖춘 바르샤바, 리스본 등 EU 도시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소기업의 타격은 상대적으로 컸다.

특히 식음료 분야 중소기업들은 통관 절차와 규제 준수 비용 증가로 인해 EU 수출을 아예 중단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핀테크, 생명과학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영국이 일부 유럽 국가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EU의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규제 체계 밖에서 운영되는 점이 일부 투자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국민투표 이후 영국 기업의 EU 내 신규 자회사 설립은 18% 증가했다. 이는 단일시장 접근권 상실에 대비한 이른바 '예방적 해외직접투자(FDI)' 성격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이미 현지 법인 설립과 인력 채용에 투자한 기업들이 향후 무역 장벽이 완화되더라도 영국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향후 영국과 EU 관계에 대해서는 규제 정렬과 정책 자율성 간 선택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의 잠재력을 상당 부분 약화시켰지만 동시에 무역 구조와 노동시장을 근본적으로 재편했다"며 "앞으로는 단기적 거래 중심 접근보다 지역 역량 강화와 전략적 협력에 초점을 맞춘 장기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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