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미국 시장에 상륙한 '무기한 선물'이 전통적인 대형 거래소들의 입지와 사업을 크게 위협하면서 반발이 거센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연동된 칼시의 무기한 선물 바스켓은 상장된 지 몇 주 만에 거래량 85억 달러(약 13조 원)를 돌파했다.
만기가 없고 레버리지를 쌓을 수 있어 특히 해외 암호화폐 시장에서 인기를 끈 무기한 선물이 미국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처럼 무기한 선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통적인 파생상품 상장을 주력으로 해온 기존 대형 거래소들의 주가는 압박받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무기한 선물 승인 이후 CME그룹(NAS:CME) 주가는 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CBOE글로벌마켓(AMS:CBOE)은 26%,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NYS:ICE)는 11%, 나스닥(NAS:NDAQ)은 9% 주가가 각각 내렸다.
이들은 무기한 선물의 계약 가격을 기초 자산의 실제 시장 가격과 똑같이 유지하기 위해 거래자가 지속해서 물어야 하는 이른바 '펀딩비'가 존재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무기한 선물이 레버리지를 허용하는 만큼 시장이 불안정할 때 연쇄 폭락하는 악순환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로커 조치 전에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전통적인 시장의 마진콜과 달리 무기한 선물은 시장이 급락할 때 자동으로 포지션이 정리되는 이른바 '자동청산' 메커니즘으로 설계돼 있다.
거래소들은 규제당국을 상대로 소송도 제기했다.
지난주 CME는 칼시의 무기한 선물 상장 허용이 연방 법률을 위반하고 거래소에 불공정 경쟁으로 인한 명백한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며 무기한 선물을 승인한 CFTC를 고소했다.
테리 더피 CME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파이퍼 샌들러 컨퍼런스에서 미국 내 무기한 선물 출시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무기한 선물의 높은 레버리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피 CEO는 "나는 정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상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애초에 참여해서는 안 될 계약에서 잠재적으로 강제 청산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칼시와 코인베이스, CFTC는 이번 소송을 시장 경쟁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타렉 만수르 칼시 CEO는 "수요는 매우 분명하다"며 "경쟁이 생겼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수르 CEO는 "전통적인 선물과 비슷한 최대 약 6배의 레버리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무기한 선물은 더 위험하지 않다"며 "만기가 없어 계약을 롤오버(만기연장)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수수료가 없다는 점은 무기한 선물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
mjlee@yna.co.kr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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