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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넘어섰다…반기도 안 돼 사이드카 연간 최다 기록 경신

2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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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만 코스피 사이드카 27회…2008년 연간 26회 넘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주식시장이 장중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다.

이번 발동으로 올해 유가증권시장 누적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총 27회를 기록,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연간 누적 횟수(26회)를 반년 만에 추월하며 사상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장중 코스피200 선물지수와 코스닥150 선물·현물지수의 급락으로 양 시장에 사이드카 조치가 취해졌다.

지난 15일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발동으로 2008년 기록과 동률(26회)을 이룬 지 불과 8일 만에 연간 단위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과거 2008년에는 금융위기 충격이 1년 내내 지속되며 26차례(매수 14회, 매도 12회) 발동됐으나, 올해는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6월 중순 시점에서 이미 과거의 '연간' 누적 기록을 앞질렀다.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이 있었던 2020년의 연간 발동 횟수(7회)와 비교하면 네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의 급락을 대외 거시경제(매크로) 악재가 아닌, 그간 극대화됐던 반도체 주도주 쏠림 현상의 단기적인 부작용과 이에 따른 외국인의 차익실현 등 수급 꼬임 현상으로 진단했다.

유가나 미국 국채 금리, 달러화 등 주요 거시 지표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이웃 아시아 증시의 낙폭이 1% 안팎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시가총액 1위 쟁탈전 과정에서 유독 심화했던 반도체 쏠림 현상이 오늘 단기 차익실현 압력으로 작용하며 변동성을 키웠다"라며 "주도주에서 쏟아진 매도 물량이 호가가 얇아진 다른 업종과 코스닥 시장의 하방 압력까지 자극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이어 "속도와 쏠림이라는 기술적 요인에서 비롯된 급락일 뿐, 시장 펀더멘털의 악재나 버블 붕괴의 신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5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실적 발표를 앞두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동반 차익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라며 "특히 외국인이 이틀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조 단위 순매도를 기록하며 매도세를 주도한 점이 지수 급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이드카 발동이 일상화되면서 자본시장 안팎에서는 제도 자체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등 금융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 폐기한 규제를 한국 시장만 고수하며 오히려 유동성 공급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1987년 '블랙 먼데이' 사태 이후 사이드카를 도입했으나, 인위적인 거래 차단이 가격 발견 기능을 저해한다는 비판에 따라 1999년 2월 이를 폐지했다. 2007년에는 지수 차익거래를 제한하는 '트레이딩 칼라'마저 없앴다. 대신 미국은 2013년부터 개별 종목의 급격한 가격 변동을 제어하되 거래는 유지하는 'LULD(Limit Up-Limit Down)' 장치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일본 역시 1990년대 초 버블 붕괴기에 도입했던 프로그램 매매 규제가 자금 이탈을 부추기자 1996년 선언된 '금융 빅뱅' 개혁의 일환으로 이를 철폐했다. 대신 가격 급변 시 호가 접수는 유지하되 체결 속도를 조절하는 '특별기세(special quotes)' 제도를 쓰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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