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美 소수집중형 지수 전환…美 비적격투자자 거래 제한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투톱으로의 쏠림이 극에 달하면서, 엉뚱하게 미국 파생상품 규제로 불똥이 튀고 있다. 코스피200 지수가 미국 금융당국의 '소수집중형 지수(Narrow-based Index)' 요건을 충족한 데 따라 미국계 투자자의 선물 거래가 제한될 전망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200 지수는 삼성전자의 주가 급등으로 지수 내 단일 비중이 일시 30%를 넘어서면서 소수집중형 지수 전환이 결정됐다. 유예기간을 거쳐 내달 하순 공식 전환이 이뤄진다.
이후 SK하이닉스가 더 빠르게 상승하며 삼성전자 비중은 30% 아래로 내려왔지만, 두 종목의 쏠림은 여전하다.
현재 코스피200 지수 내 비중은 SK하이닉스 28.92%, 삼성전자 28.79%로 합계만 57.72%에 달한다. 여기에 SK스퀘어(3.84%), 삼성전기(2.36%), 현대차(1.66%)를 더한 상위 5개 종목의 비중은 65.58%로 전체의 3분의 2에 육박한다.
이러한 쏠림 탓에 코스피200은 미국 파생상품 규제의 사정권에 들어왔다. 미국 상품거래법(CEA)은 주가지수 내 단일 종목 편입 비중이 30%를 초과하거나, 상위 5개 종목의 합산 비중이 60%를 초과하면 해당 지수를 소수집중형 지수로 분류한다.
이미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합산 비중이 74%에 달하면서 소수집중형 지수로 전환됐으며, 내달 2일부터 미국 투자자의 선물 거래가 제한된다.
소수집중형 지수로 지정되면 규제 관할이 기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단독에서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공동 관할로 바뀐다. 지수의 쏠림이 심해 일반 주가지수가 아닌 증권에 가까운 성격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관할이 변경되면 미국 투자자의 거래 요건이 대폭 강화된다. 미 증권법상 적격기관투자자(QIB) 등 자격을 갖춘 기관투자자만 등록 브로커를 통해 매매를 이어갈 수 있으며, 일반 위탁 투자자(개인 등)의 접근은 차단된다.
이번 사안은 지난 2020년 파생상품 시장을 뒤흔들었던 초유의 '야간선물 거래 중단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삼성전자 비중 급증으로 코스피 200 지수가 소수집중형 지수로 전환됐는데, 코스피200 야간선물이 상장돼 있던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상품 자체의 거래가 전면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같은 극단적인 셧다운 사태는 피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사태는 지수 전환 과정에서 미국 감독 당국 간 의사소통 오류가 겹쳐 규정 위반으로 간주되면서, 상품 자체에 즉각적인 제재가 발동된 이례적 상황이었다. 당시 거래소는 유럽 파생상품거래소(Eurex)로 상장을 옮기며 사태를 봉합했다.
현재는 과거와 달리 코스피200 야간 선물 거래가 한국거래소 자체 시장으로 넘어왔다는 점도 결정적인 차이다. 해외 거래소를 거치지 않는 만큼, 시장 전체가 멈춰 서는 구조적 리스크는 사라졌다.
실제 시장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200 선물 시장 내 미국 투자자 비중은 2% 남짓에 불과하다. 더욱이 국내 회원사를 대상으로 사전 조사한 결과, 거래가 제한되는 미국계 일반 위탁 투자자 물량은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적격기관투자자는 종전과 다름없이 투자가 가능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미국 투자자 비중은 2% 남짓이고, 이 가운데서도 거래가 제한되는 일반 위탁 투자자 물량은 극히 적어 시장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촬영 홍기원]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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