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삼성전자, HBM4로 반격…SK하이닉스 HBM 독주 흔드나

26.06.24.
읽는시간 0분

번스타인 수출 지표서 램프업 확인…비트 점유율 동률 가능성

엔비디아향 고부가 물량은 SK하이닉스 방어가 관건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에서 예상보다 빠른 매출 성과를 내면서 내년 HBM 시장의 판도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HBM 시장은 SK하이닉스[000660]가 엔비디아 공급망을 앞세워 압도적 우위를 지켜온 영역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뒤 실제 매출과 수출 지표에서 빠른 램프업을 보이면서 2027년에는 SK하이닉스 1강 구도가 삼성전자와의 양강 체제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뒤 약 4개월 만에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기준으로는 매출이 12억달러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업계에서는 연말 100억달러 달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규 메모리 제품이 양산 첫해에 이 정도 매출을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 HBM4 양산 출하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번스타인 수출 지표서 삼성 HBM4 램프업 확인

시장에서는 삼성의 램프업이 수출 데이터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번스타인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HBM 패키징 거점이 있는 충남 지역의 5월 HBM 수출이 전월 대비 79%, 2월 대비 5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전체 HBM 수출도 5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번스타인은 수출 데이터와 가격 변화를 토대로 삼성전자의 2분기 HBM 매출이 전분기 대비 58%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2분기 HBM 매출 증가율 추정치는 25%였다.

특히 번스타인은 삼성의 중량당 수출단가(value per weight)가 5월 30% 상승한 점을 HBM4 램프업의 신호로 해석했다.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보다는 제품 믹스 개선, 즉 고부가 HBM4 물량 확대가 단가를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HBM3E에서 뒤처졌던 흐름을 HBM4 세대에서 일부 만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HBM4와 ASIC이 추격의 축…내년 비트 점유율 동률 가능성

삼성전자의 추격 논리는 HBM4와 주문형반도체(ASIC)로 압축된다. 삼성 HBM4는 1c D램과 4나노 로직 베이스다이를 적용했고, 11.7Gbps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했다. HBM이 단순 메모리에서 고객별 맞춤형 AI 칩의 핵심 부품으로 바뀌는 만큼,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가진 삼성전자의 종합반도체 역량도 부각되고 있다.

고객 다변화도 변수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HBM 공급망에서 절대적 우위를 확보했다면, 삼성전자는 브로드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ASIC 진영에서 기회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칩 투자를 확대하면서 ASIC용 HBM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도 올해 HBM 수요의 핵심 축으로 AI ASIC을 지목했다. 2026년에는 ASIC 칩당 HBM 탑재 용량이 늘고, 2027년에는 엔비디아 루빈 울트라와 구글 TPU 등 ASIC 플랫폼이 HBM 비트 수요를 추가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UBS는 삼성전자의 HBM 출하량이 올해 97억기가비트(Gb)로 전년 대비 124% 증가하고, 내년에는 230억기가비트(Gb)로 다시 13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내년 HBM 출하량 전망치는 231억기가비트(Gb)로 제시했다. 이 경우 2027년 HBM 비트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0% 안팎, 마이크론이 20% 안팎을 차지하는 구도가 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 2025년 2분기 HBM 출하량 점유율은 SK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 삼성전자 17%였다. 이 격차가 내년에 40대 40 구도로 좁혀진다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HBM 주도권 회복의 결정적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비트 기준 추격에도 고부가 물량이 변수

다만 비트 점유율 동률이 곧 매출이나 수익성 역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HBM은 세대와 적층 단수, 고객사 인증, 패키징 수율에 따라 평균판매가격과 마진이 크게 갈린다. 특히 엔비디아 차세대 플랫폼에 들어가는 고부가 HBM4 물량을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가 수익성의 핵심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에서 엔비디아 공급망을 선점했고, 주요 AI 고객사와의 장기 협력 관계도 확보했다. 삼성전자가 비트 기준으로 빠르게 따라붙더라도 고부가 물량과 수익성에서는 SK하이닉스가 방어에 나설 여지가 크다. 결국 내년 경쟁은 단순 출하량보다 고객 인증, 수율 안정화, 엔비디아향 공급 확대 여부가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차세대 제품에서도 삼성전자의 추격 여지는 남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2단 HBM4E 샘플을 주요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SK하이닉스는 6월 12단 HBM4E 샘플 공급을 공식화했다. 샘플 공급 시점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앞섰지만, 이것만으로 당장 내년 점유율을 좌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영향은 고객 인증 통과, 양산 수율, 공급 물량 확대가 확인된 뒤에야 본격화될 전망이다.

내년 HBM 시장은 삼성전자의 추격과 SK하이닉스의 방어가 맞서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비트 점유율에서 격차를 좁힐 가능성은 커졌지만, 매출과 수익성 역전은 고객 인증과 양산 수율, 고부가 물량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2027년 HBM 시장은 SK하이닉스 1강 체제에서 양사 경쟁 구도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GTC서 HBM4E 최초 공개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윤영숙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