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보험업계가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기술적 변곡점 위에 서 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정교한 수법의 AI 보험사기가 등장하는가 하면, 보험사들은 AI를 보험금 심사부터 지급, 그리고 영업 현장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예컨대 생성형 AI인 챗GPT를 이용해 진료기록부와 입·통원 확인서 등을 정교하게 위조한 뒤, 11개 보험사로부터 1억5천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가로챈 보험사기 사건이 적발됐다. 문서의 진위를 육안으로 가려내기 힘들 만큼 고도화된 기술이 범죄의 도구로 전락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도 강력한 대응 의지를 나타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금감원이 플랫폼이 돼 범정부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전반적인 대응체계를 준비해 전국적으로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기관, 보험사, 금융전산 데이터, 경찰·사법 공조 시스템을 함께 연동한 범정부 대응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은 유기적이고 정교한 방어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9월 AI 기반 보험사기 방지체계 구축방안을 마련하고, 10월부터 법령 개정과 플랫폼 고도화 등 후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보험사도 자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며 AI로 보험사기를 사전에 탐지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통합 분석 플랫폼과 AI 기반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FDS) 구축에 착수했다.
AIA생명은 지난해 보험금 지급 심사 시스템에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 OCR(광학문자인식) 솔루션을 도입했다. 진단서나 입·퇴원확인서 같은 정형 문서는 물론 비정형 진료소견서까지 자동으로 인식해 정보를 추출함으로써, 입원·수술·골절 등 정형화된 심사가 수 분 만에 자동 완료되는 시대를 열었다.
이와 함께 보험사들은 고객 상담부터 보험 설계 등 AI를 사업 동반자로 삼았다.
사내 AI 포털 서비스인 'DBAI' 2단계 고도화를 마친 DB생명은 임직원과 상담사의 정보 검색 효율을 높이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했다. 올 하반기에는 보험설계사 전용 AI 등 영업 채널을 직접 지원하는 서비스로 범위를 확장해 전사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후 보장에 머무르던 보험의 역할은 AI와 결합해 사전 예방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과 카카오헬스케어의 협업이 대표적인 예다. 단체 보험 가입 고객 중 만성질환을 가진 이들에게 AI 기반의 모바일 건강관리 솔루션 '파스타(PASTA)' 앱과 연속혈당측정기 등을 제공한다. AI가 일상 속 건강 습관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해 궁극적으로 위험 발생 자체를 낮추는 고도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삼성생명도 최근 금융감독원에 건강관리 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보험계약자뿐 아니라 일반인과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건강 상담과 진료·검진 예약, 병원 동행, 심리 상담, 간병인 지원 등을 오는 8월부터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I가 보험사의 혁신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사기 수법 역시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면서 '양날의 검'이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연합뉴스TV 제공]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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